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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에너지 부국 사하 자치공화국 아시나요

시베리아 에너지 부국 사하 자치공화국 아시나요

Posted May. 26, 2006 03:02,   

올해 1월 7일 러시아 정교 성탄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깥 기온이 영하 45도까지 떨어지는 야쿠츠크에서 성탄 예배를 올렸다.

그는 이날 시베리아에서 극동 지역으로 이어지는 송유관 공사 계획을 발표했다. 에너지 개발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이다. 야쿠츠크는 사하공화국의 수도.

사하공화국은 인구가 200만 명에 불과한 자치공화국이지만 러시아 영토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다이아몬드 철 금 천연가스 같은 지하자원이 풍부하다. 특히 중국과 일본이 이미 깃발을 꽂은 이르쿠츠크와 사할린 유전을 제외하면 시베리아에서 유일하게 개발이 안 된 유전 지역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에너지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는 나라 중 하나다.

한국은 1994년 사하 한국학교를 세우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강덕수(54) 교수에게 당시 야쿠츠크 시교육감이던 미하일로바 부총리의 도움 요청이 날아들면서부터였다.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미하일로바 부총리는 그해 여름 각종 협력과 지원을 약속한 한국 기업인을 만나러 방한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인과의 만남은 무산됐다. 빈손으로 그냥 돌아갈 수 없었던 미하일로바 부총리가 수소문 끝에 무작정 한국외대 러시아어과 학과장실로 찾아간 것이었다.

그 후 양국의 민간 교류는 규모는 작지만 꾸준히 발전해 왔다. 현재 야쿠츠크대 졸업생 8명이 장학생으로 유학을 와 한국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다.

양국의 민간 외교는 23일 큰 이정표를 세웠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날 양국 인사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한국-사하 친선협회가 공식 출범한 것이다. 이 협회는 사하 정부로부터 100여 평의 땅을 제공받아 내년까지 3층 규모의 한국문화원을 건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3억 원에 이르는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이호갑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