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 인근 한국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의 수로 측량 계획으로 야기된 한일 간 긴장 고조와 관련해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차관이 21일 급거 한국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양국 간 외교 교섭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야치 차관은 서울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과 협상하는 한편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도 면담할 예정이라고 일본 지지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외교 교섭이 이뤄지는 동안은 일본 측이 수로 측량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이날로 예정했던 수로 측량 계획도 일단 연기했다.
정부는 일본과의 외교 교섭에 적극 나서는 한편 수로 측량 등과 관련한 문제가 일본의 일방적인 제소로 국제재판소에 회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언서를 18일 유엔에 기탁했다고 20일 밝혔다.
반 장관은 이날 오시마 쇼타로()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일본의 수로 측량 계획 철회를 전제로 한국이 6월 국제수로기구(IHO) 해저지명위원회에 대한 독도 부근 해저지형의 한국식 지명 상정을 다소 연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송민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식 지명 상정을 철회하면 수로 측량을 포기할 수 있다는 일본 측 제안에 대해 철회하지 않을 것이며, 이(상정)는 당연한 권리라고 일축했다.
한편 돗토리() 현 사카이() 항을 출항한 일본의 수로측량선 2척은 이날 항구에서 5km 떨어진 해상에서 이틀째 정박했다. 이날 사카이 항 일대에는 순간 최대풍속 2025m의 강한 바람이 불고 파고가 6m에 이르는 등 악천후가 계속됐다.
일본 측량선이 움직이지 않자 해양경찰청은 독도 주변에 배치한 경비함 가운데 1000t 미만 경비함을 울릉도 주변으로 철수시켰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일본을 겨냥해 지금 이 시점에서도 과거 부당한 역사로 취득한, 침략전쟁으로 확보한 점령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