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포트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3일 오전 5시(한국 시간) 미 상원에서 이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양국 간 공식 협상은 미 의회의 검토가 끝나는 5월 3일 시작되며 그 사이에 양국 정부는 예비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농민단체와 영화계 등의 반발로 적지 않은 사회적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여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외교통상부 주최로 열린 한미 FTA 공청회는 농민단체가 단상을 점거하는 바람에 세 차례 중단된 뒤 파행으로 끝났다.
김 본부장은 공동 발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는 포괄적 동맹관계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며 궁극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갖고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에 예외를 두지 않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모든 FTA에는 예외가 있다면서도 한국이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농산물은 없는지 공세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내년 3월경 협상을 타결하고 9월 발효할 계획이다.
양국 정부는 외교통상부 김종훈() 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과 웬디 커틀러 USTR 대표보를 협상 수석대표로 임명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향후 10년간 양국 간 교역품목의 90% 이상에 대해 관세가 단계적으로 사라져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줄지만 길게는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135억 달러(약 13조5000억 원) 늘어나고 10만4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 경제 분야 전문가들은 국가신용등급 향상, 한반도 평화 유지, 동아시아 역학관계 등에도 한미 FTA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경희대 유현석(정치외교학) 교수는 미국은 한국과의 FTA 체결로 중국 주도로 재편되고 있는 동아시아 정치 경제 구도를 견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