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January. 05, 2006 03:00,
어제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여론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의 압도적인 반대를 기습 진압하려는 듯이 유시민 의원을 끝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국정 최고책임자의 오기()정치가 극에 달한 느낌이다. 대통령 자신이 써온 속된 표현대로라면 내가 유시민이 장관 시켜 주기로 했다, 어쩔래 하는 격이다.
여당 내의 유시민 비토가 중요한 게 아니다. 당의장도 경제부총리 밑의 산업자원부 장관 자리에 감지덕지하는 마당에 여당 의원들이 자리를 걸면서까지 대통령의 결정에 반기()를 들지도 의문이다. 노 대통령은 뜻을 관철해 유 의원이 대변한다는 특정 계층의 인기를 얻고, 여당은 우리도 민심에 따라 반대할 만큼 했다는 흔적을 남기는 선에서 봉합하지 않겠는가.
국민은 전문가 중심의 화합형 개각을 원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유시민으로 상징되는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코드 인사로 답했다. 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좀 더 차분하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런 개각으로 한 해를 시작하면서 미래를 차분하게 준비할 수 있겠는가.
유시민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 이미지를 새삼 열거할 생각은 없다. 유 의원이 입각하면 당 지지율이 5%는 떨어질 것이라는 여당 중진의원의 한마디에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유 의원이 장관 자리에 앉아 경박한 언행을 일삼으며, 돌출적이고 급진적인 정책을 쏟아낸다면 어떻게 될까. 한 국회의원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국가와 국민에게 골칫거리를 안길 우려가 높다고 우리는 예견한다. 더구나 보건복지 행정은 분배()의 정치적 성격을 두고 계층간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할 수 있는 분야다. 이 점만으로도 특정 계층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유 의원은 복지부 장관으로 적절하지 않다.
노 대통령은 공론()을 존중하는 국정운영보다는 자신의 코드에 맞는 인사와 인위적인 정치판 틀 짓기에 다걸기 하는 느낌이다. 이런 오기 정치가 그만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국민에게 더 큰 상처를 안길까 봐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