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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 의회로비 전쟁 현장

Posted December. 12, 200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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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식() 주미 한국대사는 9일 서울의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앞으로 서한을 보냈다. 내년도 대() 미국 의회 로비를 위해 신청한 예산 10억 원의 차질 없는 배정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이 대사는 일본보다 비싼 미국산 무기구입 체계를 바로잡고, 한국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VWPP) 가입 및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우호적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로비의 구체적 목표까지 제시한 것이다.

이 대사의 서한은 이젠 우리도 당당하고 합법적으로 워싱턴 로비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결의문처럼 보인다. 주미 대사관은 워싱턴의 로비회사 스크라이브 스트레티지스 & 어드바이저(이하 스크라이브)와 1012월 3개월간 시험 계약을 체결하고 로비 외교의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본보가 미 법무부를 통해 입수한 계약서 사본에 따르면 월 보수는 실비 수준인 1만 달러.

이번 계약은 스크라이브가 미 법무부에 한국 정부를 대리한다는 사실을 공식 등록하고 펼치는 첫 합법 로비인 셈이다. 한국 정부가 워싱턴 로비회사들의 본거지인 이른바 K스트리트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평가가 엇갈리지만, 일부 가시적인 성과도 감지되고 있다. 댄 버튼(공화) 하원의원은 8월 미 의회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료의원 전상서(Dear Colleague Letter)를 돌렸고, 조지프 바이든(민주) 상원의원은 11월 한국의 미국비자 면제 필요성을 제안했다. 짐 로맨(공화) 하원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비자 면제를 촉구하는 편지까지 썼다. 그러나 워싱턴 로비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놓고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계로서는 유일하게 연방하원의원을 지낸 김창준() 고려대 연구교수는 참여정부가 한미동맹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로비만 벌인다고 문제가 해결이 되느냐고 말했다. 또 한 로비스트는 동료 의원 전상서는 아무도 읽지 않는다며 평가절하했다.워싱턴=



김승련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