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한국어학과가 있는 산둥 성 15개 대학 대표와 1차 예선을 통과한 학생 등 60명 가운데 3 대 1의 경쟁을 뚫고 본선에 올라 쟁쟁한 실력을 갖췄지만 대본을 보며 연습에 열중하는 등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산둥 성 내 한국어학과생 500여 명이 이들을 지켜보느라 대강당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본선은 각자 5분씩 한국 문화와 한국어의 우수성 등에 대한 주제로 한 웅변으로 진행됐다.
1차에서 얼큰한 감자탕에 소주를 마시고 2차에서는 맥주를 연방 원샷으로 마시고 나서 3차로 노래방을 가는 것을 보고 한국인들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4차 찜질방이 남았던 것이죠.
한 학생은 한국 대학생의 술 문화에 대한 경험담을 재미있게 풀어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거나 군밤타령, 아리랑 등의 노래를 부르는 등 저마다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2시간 반에 걸친 대회에서 대상은 작은 고추 한국의 우수성이란 주제로 말한 산둥대 한국어학과 2학년생 류샤(20여) 씨에게 돌아갔다.
그는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이야말로 오늘의 한국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말이라며 산둥 성보다 작은 한국이 반도체 생산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일본이 80년이나 걸린 자동차 산업도 불과 40년 만에 따라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월드컵에서 증명됐듯 한국인의 끈기와 단결이 이룬 결과라며 이것이 우리가 작은 고추 한국을 배워야 하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류 씨는 무엇보다 꿈에 그리던 한국에 갈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다 한국 기업에 취업하는 데 유리하다는 주변의 권유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입상자 10명에게는 부상으로 6박 7일간의 한국 여행이 주어졌다. 심사위원을 맡은 산둥 성 청년간부학원 한국어과 임미숙() 교수는 올해 산둥 성에서만 2개 대학이 한국어학과를 신설하는 등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일면서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