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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둘러보니

Posted October. 03, 2005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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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만에 다시 흐르기 시작한 청계천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1일 오전 10시부터 시민 입장이 허용된 청계천에는 2일에도 밤늦게까지 구경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개방 첫날 50대 여성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우려했던 안전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주말 이틀 동안 80만 명 몰려=1일 하루 동안 청계천을 찾은 사람이 58만 명에 이르는 등 1, 2일 이틀 동안 80여만 명이 몰려들었다. 1일 오후 6시에 열린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를 전후해서는 청계광장과 천변 도로, 산책로가 몰려드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가족, 연인, 친구 단위로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은 시원한 소리를 내며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깨끗한 물에 매료된 모습이었다. 특히 방문객 중 예전의 청계천을 기억하는 60대 이상 노년 세대가 많이 눈에 띄었다.

청계천을 보기 위해 충남 예산군에서 올라왔다는 이규승(80) 씨는 젊었을 적 청계천이 흐르는 것을 봤는데 반세기 만에 다시 흐르는 걸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며 물과 함께 곳곳에 아름다운 벽화와 분수가 있어 산책하기에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청계광장의 폭포, 광통교, 정조 반차도 등 청계천의 명물 앞은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남자친구와 함께 구경 온 이수진(26여) 씨는 발을 담그고 물장난을 칠 수 있는 곳이 서울 시내에 얼마나 있겠느냐며 심리적으로는 한강보다 더 가까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진출입로 화장실 안내표지판 부족=개방 이틀째인 2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들이 몰려들었다. 이들 중 일부는 도로에서 산책로로 들어가는 진출입 계단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기도 했다.

가족들과 함께 청계천을 찾은 이성현(45) 씨는 아이들이 더 가까이에서 청계천을 보고 싶다고 해 산책로로 내려가는 입구를 찾았는데 안내표지판이 없어 한참 찾았다며 전체 구간에 비해 진출입 계단 수가 너무 적어 산책로 이용이 다소 불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청계천 전 구간에 설치되어 있는 진출입로는 양쪽을 합해 모두 23개.

화장실과 휴지통, 안내표지판도 전체적으로 부족했다. 산책로에 화장실과 휴지통이 없는 것을 모르고 이를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시민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안전사고주차문제 등 해결해야=1일 오후 10시 50분경 50대 여성이 삼일교에서 청계천으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개통 전부터 시민단체와 언론 등이 지적한 안전사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

특히 청계천 변 인도의 경우 폭이 11.5m에 불과하고 난간의 높이도 1m 이내인 데 반해 개천 바닥까지의 높이는 45m나 돼 추락 사고의 위험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이틀 동안 청계천 주변으로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난간 곳곳에서 아찔한 순간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횡단보도가 산책로 진출입로와 많이 떨어져 있고 신호 체계가 불안정해 시민들이 자주 무단횡단을 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외에도 주차안내 표지판이 부족해 주차를 어디에 할지 몰라 헤매는 차들과 운행하는 차량들이 뒤엉켜 교통 체증을 더했다.

신우석(46) 씨는 인근에 유료 주차장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차를 갖고 나왔는데 주차장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가 없어 한참을 찾았다며 차를 갖고 나온 시민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수정 이진구 crystal@donga.com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