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유가 폭등세 일단 진정

Posted September. 05, 2005 07:06,   

ENGLISH

정부는 유가 안정을 위해 이달 중순경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국제유가가 초강세를 보임에 따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일(현지 시간) 회원국들에 비축유 방출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비축유 방출이 장기적으로 유가를 안정시킬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4일 산업자원부는 IEA의 요청을 받아들여 하루 9만6000배럴씩 30일 동안 총 288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을 비롯한 26개 회원국은 이달 중순부터 30일 동안 하루 200만 배럴씩 총 6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할 계획이다.

7월 말 현재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원유 및 석유제품 비축물량은 7465만 배럴로 이번 방출 물량은 전체의 3.8%다.

산자부 오영호() 자원정책실장은 한국의 비축유 방출 규모가 미미하고 국내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고 판단해 IEA의 요구를 수용했다면서 18일 이전까지는 비축유가 방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IEA 회원국들의 비축유 방출 결정이 전해지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제유가는 일단 진정세를 보였다.

2일 현지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현물 가격은 배럴당 66.92달러로 전날보다 2.57달러 급락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59.19달러로 전날보다 0.26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65.82달러로 전날보다 1.15달러 하락했다.

석유공사 구자권() 해외조사팀장은 공급량이 하루 200만 배럴씩 늘어난다는 것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엄청난 물량이라면서 당분간 국제유가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비축유 방출이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원국의 비축유는 상당 부분 원유인 반면 공급부족이 우려되는 것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이기 때문.

삼성경제연구소 김현진() 수석연구원은 카트리나로 인해 멕시코만 일대의 석유정제시설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원유를 공급한다고 해도 이를 정제할 시설이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월가의 경제분석가들은 이번 카트리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100조 원을 넘어서고 미국의 경제성장률도 최대 1%포인트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집중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주 등 남부 지역이 미국 석유 생산의 3분의 1, 천연가스 생산의 5분의 1, 곡물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등 생산의 거점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