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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굼벵이 홈피 폐쇄

Posted July. 13, 2005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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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축구 천재 박주영. 그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 홈피(cyworld.nate.com/cyp10)에서 저에겐 예쁜 굼벵이가 한 마리 있어요.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는 제 처음이자 마지막 사람입니다라며 여친(여자친구)에 대한 사랑을 공개했다.

굼벵이 여친은 고려대 1년 선배인 정 모(21) 씨. 이에 정 씨도 자신의 미니 홈피에서 주영이는 귀엽고 예쁜 제 꼬맹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정 씨의 홈피는 어떻게 알았는지 수천 명 많게는 만 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폭주했다. 방명록과 덧글도 낯모르는 네티즌의 글로 채워졌다. 주영 오빠와 예쁘게 사랑하세요, 너무 부럽네요 등 격려가 대부분이었지만 네가 정말 여자친구냐, 주영 오빠는 내꺼다 등 부담이 되는 글이 적지 않았다.

정 씨의 홈피는 여느 대학생처럼 가족 친구의 사진과 이야기를 올려놓는 개인적인 공간. 결국 정 씨는 얼마 안돼 너무 부담스럽다며 홈피를 1촌 공개로 바꿨고 최근에는 폐쇄했다.

정 씨는 주영이 많이 예뻐해 주세요. 그런데 저는 그 관심에서 내려놓아 주시길 부탁드려요라며 과도한 관심을 부담스러워했다.

박주영도 최근 자신의 홈피에 여러분 덕분에 굼벵이랑 예쁘게 잘 지낼 수 있을 거 같아요라면서도 지금은 홈피 관리하기가 너무 복잡하다. 조금만 쉬다 돌아오겠다며 사진 등 대부분의 컨텐츠를 비공개로 바꿔놓았다.

실제 스타플레이어들의 여자친구나 가족은 주위의 과도한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아테네올림픽에서 탁구 신동 유승민은 금메달을 딴 뒤 여자친구 김 모씨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자마자 김 씨는 네티즌 사이에서 원치 않는 스타가 됐고 결국 둘은 헤어져야 했다.



정재윤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