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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기 연속 홈런 날리다

Posted May. 23, 2005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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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사상 최고 용병으로 꼽히는 한신의 랜디 바스는 MVP(최우수선수)에 오른 1985년과 86년 큰 좌절을 맛봐야 했다.

영웅 오 사다하루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일본 투수의 단결심은 가증스러웠다. 그들은 바스가 85년 오의 55홈런에 1개차로 따라붙었을 때, 86년 오의 7경기 연속 홈런과 타이를 이뤘을 때 대놓고 고의 볼넷을 남발했다.

그로부터 강산이 두 번 바뀐 올해. 한국의 국민타자 이승엽이 오의 연속경기 홈런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승엽은 삼성 시절인 2003년 56홈런을 날려 39년 만에 오의 한 시즌 홈런 기록을 깬 주인공.

이승엽은 22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 6번 좌익수로 나가 3회 1점 홈런을 터뜨려 18일 히로시마 전부터 이어온 연속 홈런 기록을 5경기로 늘렸다.

시즌 10호이자 99년 7월 자신이 세운 6경기 연속 홈런에 1경기차로 다가선 홈런. 마린스의 팀 기록 역시 6경기다.

이승엽의 기록 달성이 기대되는 것은 5월 사나이의 명성 때문. 그는 54홈런을 날린 99년과 아시아 홈런 기록을 세운 2003년 5월에만 15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승엽의 타격 상승세는 첫 타석부터 감지됐다. 4-0으로 앞선 1회 무사 1루에서 나카타 겐이치의 몸쪽 높게 쏠린 직구를 밀어 쳐 좌익수 앞 안타. 3회에는 볼카운트 1-1에서 나가타가 던진 시속 130km짜리 포크볼이 가운데 높게 들어오자 마음껏 휘둘러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4회 삼진, 8회 중견수 뜬공이지만 6회 우익수 앞 직선 안타.

5타수 3안타의 맹타를 과시한 이승엽은 타율이 0.325로 치솟았다. 규정타석엔 약간 모자라지만 타율은 5위권, 홈런은 6위.

일본 언론은 아시아 홈런킹이 부활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산케이스포츠는 일본과 아시아 야구팬이 기다렸던 아시아의 대포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터지고 있다고 했고 스포츠호치는 팬들은 진정한 영웅을 알고 있다. 역시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고 극찬했다.

이승엽은 전날 인터뷰에서 드디어 노력의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 출산을 앞둔 아내가 오늘 장면을 보고 매우 기뻐했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장환수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