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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 기다리다

Posted May. 18, 200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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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이민해 영주권을 신청한 한 한국인 가정이 영주권 발급이 늦어지면서 한국에서 사망한 가족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미국 애틀랜타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이 17일 전했다.

애틀랜타 웨스트민스터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진 군은 독자투고를 통해 4년 전에 꿈과 자유의 땅인 미국으로 건너와 2002년 6월 영주권 신청을 한 뒤 처음에는 750800일(2004년 79월)이면 영주권이 발급될 것으로 알았으나 911테러 여파로 지금도 영주권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1월 한국에 거주하던 할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한국을 방문하려 했지만 이민국 직원에게서 영주권을 신청하고 대기 중인 상태에서는 기술적인 문제로 미국을 떠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여행 허가를 받으면 한국에 갈 수 있는 규정을 이용하기 위해 김 군 가족은 이민 당국에 문의했으나 120달러의 신청료와 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변호사도 여행허가서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재입국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해 결국 가족이 장례식 참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 뒤 김 군은 성적 우수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이탈리아에서의 1년 연수도 신분 문제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제2의 조국이 됐는데 역설적이게도 자유와 꿈의 땅인 미국이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다는 나의 꿈과 해외 연수라는 나의 자유를 막았다고 말했다.



공종식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