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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씨, 전대월 씨와 잦은 금전거래

Posted May. 09, 200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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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이 러시아 유전개발 사건과 관련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 의원은 9일 측근인 지모 씨의 8000만 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전면 부인했으나, 청와대 386 참모들은 이 의원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까지 이뤄지자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광재, 거리낄 것 없다=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좌진 회의를 갖고 전대월(구속) 하이앤드 대표가 지 씨에게 8000만 원을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의원은 회의 후 측근들에게 수차례 확인했는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측근들 후원회 계좌까지 들여다봤지만 지 씨로부터 돈이 입금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총선 전 야당이 썬앤문으로부터 96억 원을 받았다고 주장해 85일간 특별검사 조사를 받았다. 돈이라면 알레르기가 있을 때였다며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오후 검찰의 의원회관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이 의원 측은 담담하게 응했다. 압수수색 당시 이 의원은 회관에 없었다.

이광재-전대월-지 씨 삼각 고리의 실체는=전매청 공무원 출신의 지 씨는 강원 평창군 평창읍 내에서 황소고집이라는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 이 의원이 지 씨를 알게 된 것은 2002년 무렵으로 지난해 총선 때 이 의원의 평창 지역 연락 총책을 맡으면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 씨는 열린우리당 평창군 당원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전 씨와 지 씨는 오래 전부터 친분을 맺어 왔다고 한다. 전 씨가 10년 전 사기 혐의로 복역한 뒤 고향에 돌아왔을 때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았지만 지 씨가 밥도 사주고 용돈도 주곤 했으며, 이후 전 씨가 부동산업으로 돈을 번 뒤 둘 사이에 금전거래가 꽤 있었다는 게 이 의원 측 설명이다.

최근 전 씨가 이 의원 측에 5억 원을 전달했다는 얘기가 나돌았을 때 지 씨에게 확인 전화를 했는데, 지 씨는 전 씨와 많게는 1억 원까지의 금전거래가 있었지만 이 의원과 관련된 돈은 없다고 해명했다는 것.

그러나 지 씨가 전 씨에게서 받은 8000만 원의 실체와 사용처가 규명되지 않을 경우 이 의원도 의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 씨는 지 씨를 통해 이 의원에게 접근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 중인 데다 청와대와 직접 관련된 문제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386 참모는 이러다 이 의원까지 낙마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정용관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