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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중국-작아지는 일본

Posted March. 02, 2005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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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북한의 핵 보유 및 6자회담 불참 선언을 계기로 1일부터 북한 선박의 일본 입항 규제에 나섰다. 아예 배가 들어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북한의 대일 수출을 옥죄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이런 북한 손보기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더욱 키워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멀어지는 일본=일본이 1일 시행에 들어간 선박유탁손해배상보장법은 일본에 입항하는 100t 이상 선박에 대해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법이다. 현재 일본을 오가는 북한 선박의 2.5%만 책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이 법의 시행으로 북한의 대일 수출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대북 제재 방식을 검토 중인 일본 자민당은 지난달 14일 일본 단독으로 대북 무역규제를 실시해도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37%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GDP를 109억169억 달러로 추산할 경우 대일 수출 중단이 북한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고려해 최대 10억 달러의 손실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일본은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행법을 동원해 소리 없이 제재효과를 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대북 영향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2000년까지만 해도 북한의 대외교역에서 일본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슷했으나 5년 사이에 그 격차는 약 5.5배로 벌어졌다. 2004년 북-일 무역규모가 2억5187억 달러에 불과한 데 비해 북-중 교역은 13억8521억 달러가 된 것.

여기에 일본이 대북 제재까지 가한다면 북한은 더욱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일본이 현 시점에서는 속 시원할 수 있을지 몰라도 몇 년 후에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잃고 중국만 쳐다보는 신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가까워지는 중국=2004년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0년 중국이 북한의 대외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7%였다는 것을 감안할 때 5년 사이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북-중 무역규모는 전년에 비해 35.4%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KOTRA는 중국 기업들이 투자 계약을 약속한 것까지 포함해 지난해 2억 달러 이상의 대북 투자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2003년 중국의 대북 투자가 130만 달러에 불과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1년 동안 대북 투자 바람이 얼마나 거셌는지 알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중국의 투자가 요식업, 서비스업 등에서 점차 전략자원 개발과 기간시장 선점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김은 더욱 세질 수밖에 없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