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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여검사

Posted February. 15, 200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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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수 검찰총장에게 기자가 물었다. 여검사가 너무 많이 느는 것 아닙니까. 송 총장이 대답했다. 나는 곧 여성 특수부장이 남자 검사 정강이를 걷어차는 것을 보고 싶다. 36명의 여검사가 14일 임용됨으로써 여검사 수가 139명에 이르게 됐다. 전체 검사 1559명의 8.9%다. 검사 10명 중 1명이 여성인 시대가 목전에 와 있는 셈이다. 5년 전만 해도 여검사는 29명에 불과했다. 광복 직후 유명했던 영화 검사와 여선생(1948년)의 제목이 여검사와 남선생으로 바뀌어야 할 판이다.

여성은 검사직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판사는 기록을 보거나 소송 당사자들의 얘기를 듣고 판단하지만 검사는 범죄용의자들과 직접 싸워야 하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다. 지금은 철야수사가 없어졌지만 밤을 새우면서 끈질긴 신문과 추궁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검사가 되더라도 이른바 인지()부서라는 특수부 공안부 강력부에는 배치하지 않았던 것이 관례였다.

여검사가 느는 이유는 간단하다. 희망자가 많은 데다 성적도 워낙 좋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가능하면 임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성적 의지 신념 면에서 흠 잡을 데가 없었다는 것이 면접관들의 실토다. 검찰 안팎의 인식도 바뀌었다. 여검사 특유의 부드러움과 세밀함 때문에 오히려 유리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개혁과제인 인권보호 수사와도 맞아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려면 당사자들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남자 검사 못지않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발군의 수사 역량을 보여야 한다. 17대 총선 과정에서 경선 부정행위를 한 선거운동원을 처음 기소해 선거문화를 바꾼 성남지청의 강형민 검사(36사시 38회)나, 기소하기 어렵다는 의료사고 사건을 맡아 경찰의 불기소 의견을 누르고 의사 3명을 불구속 기소했던 대구지검의 강수산나 검사(36사시 40회)와 같은 여검사들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

이 재 호 논설위원 leej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