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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공정거래법 날치기 육탄저지

Posted September. 16, 200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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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금융거래정보요구권(계좌추적권) 부활과 출자총액제한제도 유지 등을 뼈대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정면으로 충돌할 태세다.

열린우리당은 16일 오후 4시 공정거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 본관 5층 정무위 회의실에서 정무위원회를 소집했으나 한나라당이 날치기 통과를 저지하겠다며 김희선 정무위원장 자리를 점거해 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한 채 표류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단상 점거=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이날 정무위가 열리기 20분 전인 오후 3시40분경부터 김 위원장 자리에 앉아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한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또 같은 당 남경필() 의원과 김정훈() 나경원 이계경 의원 등도 김 위원장 자리 옆에 진을 치고 사회를 못 보도록 실력행사에 가담했다.

이 자리에서 남 의원은 여야 간사 협의도 없이 통과를 강행하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날치기라며 날치기를 막기 위해선 의사진행을 그대로 둘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공정위의 불법 계좌추적 사례를 만든 표를 들어 보이면서 공정위가 계좌추적을 한 자료를 보니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것이 드러났다며 이번 국감에서 이런 부분을 철저히 따지고 난 뒤에 이 법안을 처리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학진() 의원은 정무위원장이 바뀌었나, 왜 다른 사람이 앉아 있느냐고 항의했다.

열린우리당 통과 강행 방침=한나라당 의원들이 정무위원장 자리를 차지하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 방에 모여 있다가 오후 4시10분경 회의 진행을 위해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유 의원이 위원장석을 비켜주지 않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에워싸는 바람에 사회를 볼 수 없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상황에서 무슨 공청회를 하느냐. 정부가 국회에 법안을 제출한 때가 6월 23일인데 그동안 한나라당은 회의 참석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가 지금 와서 연기를 주장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양당은 더 큰 물리적 충돌 없이 팽팽한 대치만 계속했다.

한편 여야 지도부도 뜨거운 장외공방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법안처리가 지연될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만큼 표결처리를 해서라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충분한 토론이 없는 상황에서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