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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신검 신장질환자 급증

Posted September. 08, 2004 21:54,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와 연예인 등 130여명이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속여 병역을 면제받거나 면제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최근 징병검사 대상자 중 신장질환자가 유난히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징병검사 대상자가 감소하는 데다 시각장애나 척추질환 등 다른 환자들의 수에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신장질환자만 크게 늘어난 것은 이 질병이 신종 병역면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 결과 신장질환 조작을 통해 병역면제를 도와준 것으로 드러난 우모(38) 김모씨(29) 외에 또 다른 브로커들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20012004년 병무청의 징병검사백서 중 신장질환 징병 신체등위 판정현황에 따르면 신장질환으로 검사를 받은 징병 대상자는 2001년 991명에서 2002년 2648명으로 2.5배 이상 늘어났다.

또 지난해는 2297명이었으며, 올해는 8월까지만 1687명이 신장질환 수검대상자로 파악됐다.

반면 다른 질병의 경우는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징병검사백서에 따르면 대표적인 중점관리대상 질환인 간염의 경우 수검자가 2002년 1만3758명에서 2003년 1만1362명으로 줄었고, 허리디스크도 2002년 1794명에서 2003년 1681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징병검사 결과 신장질환으로 신체등급 판정이 보류된 7급 징병대상자는 2001년 415명, 2002년 467명, 2003년 615명, 2004년에는 8월 현재 87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전체 징병검사 대상자는 2001년 39만8000여명, 2002년 36만7000여명, 2003년 32만9000여명, 올해에는 8월 현재 22만5000여명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따라 신장질환자가 2002년부터 급증해 비리 의혹이 있는데도 병무청이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병무청은 현재 신장질환을 비롯해 고의적 신체손상 우려가 있는 아토피 피부염과 문신, 시력장애 등 13개 질환을 중점 관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병무청 관계자는 징병검사를 통해 신장질환으로 병역면제에 해당하는 5, 6급 판정을 받은 대상자를 매년 490명 안팎의 일정 수준으로 유지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병역비리추방시민연합회 이재준 간사는 제도상 허점을 악용해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병역기피 사범들이 더욱 지능화돼 가는 만큼 시스템 보완 등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병역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8일 병무청으로부터 신장질환 면제자에 관한 자료를 입수하는 대로 추가 병역비리가 있었는지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각 구단에 협조를 구해 현대 유니콘스 소속 투수 박모씨(28) 등 병역기피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 9명을 소환조사했으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들에 대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현대와 두산 소속의 선수 3명이 최근 구단을 탈퇴하고 잠적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들에 대한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병역을 면제받은 프로야구 선수 20명과 일반인 9명 등 총 29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지난달 말 중국으로 출국했던 개그맨 신모씨(26)가 최근 귀국함에 따라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수사 결과 병역비리 브로커들이 선수들의 몸값에 따라 액수를 달리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국내에 복귀한 SK 조진호씨(29)와 현대의 1군 주축투수인 마모씨(23)에게서는 5000만원씩을 받았으며, 2군 선수인 두산의 손모씨(24)에게서는 1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