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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근 가장 빛났다

Posted July. 18, 2004 22:12,   

정수근 가장 빛났다

수입 갈매기 정수근(28사진)이 롯데의 미스터 올스타 계보를 이었다. 구도 부산의 야구팬은 단 하루였지만 4년 연속 꼴찌의 설움을 훌훌 털었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04프로야구 올스타전. 동군 중견수 겸 톱타자로 나온 정수근은 2루타 2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69표 중 54표를 받아 단타 3개에 역시 2타점을 올린 삼성 양준혁의 8표를 제쳤다.

원년 최우수선수(MVP)인 김용희(82,84년)를 시작으로 허규옥(89년), 김민호(90년), 김응국(91년), 박정태(98,99년)에 이어 롯데 선수로선 8번째 수상.

1회말 서군 선발인 한화 송진우를 상대로 좌중간 안타를 뽑아낸 정수근은 2루를 훔친 뒤 양준혁의 안타 때 홈을 밟아 선제 득점을 올렸다. 2-0으로 앞선 2회에는 2사 2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 5-3으로 앞선 6회 무사 2루에선 좌익수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주 연속 올스타 득표 선두를 달리다 잦은 부상으로 3할 대 타율이 타격 30위권 밖(0.274)까지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막판 LG 포수 조인성에게 최다 득표의 영광을 넘겼던 그로선 명예회복을 한 셈.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두산에서 이적한 정수근은 롯데가 꼴찌로 전반기를 마감해 마음이 무거웠다며 지금까지 받은 상중에서 최고의 상을 탄만큼 후반기에는 더욱 분발해 최고의 1번 타자가 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홈런 레이스에선 LG 박용택이 현대 브룸바를 제치고 올스타 홈런왕에 오르는 작은 이변을 연출했다. 10명이 참가한 예선에서 브룸바(7개)에 이어 기아 마해영과 공동 2위(6개)를 기록한 그는 1대1 재대결에서 승리, 결선에 오른 뒤 브룸바를 4-3으로 눌렀다. 시구는 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무쇠팔 최동원이 프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올스타 무대에 올라 홈팬의 환호를 받았다. 최동원은 두산 포수 홍성흔의 미트에 역대 시구자 중 최고 구속인 시속 101km의 강속구를 꽂아 녹슬지 않은 솜씨를 뽐냈다.



장환수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