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이 노사교섭을 통해 지난달 23일 끝났지만 서울대병원 광명성애병원 경상대병원 등 일부 병원 단위노조가 총파업 종료 2주일이 넘은 7일 현재까지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 단위 노조가 파업을 지속하는 이유는 산별교섭은 타결됐지만 지부 교섭이 타결되지 않았다는 것.
이에 대해 사용자와 환자들은 물론이고 노동계 내부에서조차 이럴 거면 산별교섭은 무엇 때문에 했느냐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더구나 보건의료노조는 14일 2차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며 서울대병원 등 일부 병원 환자들은 28일째 계속되는 파업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산별교섭은 왜 했나=보건의료노조는 올해 첫 산별교섭에서 파업까지 가는 진통을 겪고 교섭을 타결지었지만 6일 현재 전국 121개 지부 가운데 53곳만이 사업장별 교섭을 마쳤으며 서울대병원 등 60여개 병원에서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업장별로 여건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산별교섭을 타결지었던 사용자(병원)측은 처음부터 지부별 교섭을 했더라면 협상이나 파업이 이렇게 길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노조가 산별교섭 합의사항도 인정하지 않을 거면 애당초 산별 교섭을 택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산별노조는 산별합의 이행을 거부하는 사업장과 교섭이 부진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14일 오전 7시부터 2차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무용지물된 산별협약=서울대병원 노사는 특히 산별협약이 임금, 노동시간단축, 근로시간단축, 연월차휴가 및 연차수당, 생리휴가에 대해 지부협약 및 취업규칙에 우선한다고 규정한 산별협약 10장 2항의 유효성에 대해 논란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측은 노조는 산별협약에서 결정된 토요격주 휴무제를 사실상 못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노조는 사측은 토요 진료와 수술을 축소하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경북대병원 지방공사의료원 등은 산별협약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임금인상 생리휴가 수당보전 등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파업에 대해서는 노동계에서조차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지부가 산별협약을 뒤엎는 것은 산별교섭 정착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무분별한 파업을 자제하고 교섭비용을 줄이기 위해 산별교섭을 한 건데 파업은 더 길어지고 병원 피해만 늘어났다면서 내년부터는 산별교섭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노동부 박종선 노사조정과장은 서울대병원의 파업은 산별교섭 타결 후 새로운 쟁의절차를 밟지 않은 완전한 불법 파업으로 사후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환자는 안중에도 없나=서울대병원은 외래환자 진료에는 큰 차질이 없지만 파업 전 하루 평균 110건에 이르던 수술이 3040건에 그치고 있다. 신규입원은 응급환자 외에는 못 받고 있으며 병상 가동률도 50%에 불과하다.
입원환자 가운데 200명은 아직도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고 수술이 급한 일부 환자들은 구급차로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가 수술을 받는 일도 생기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 가족들이 병원 행정실로 와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