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 피살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초()국가적 범죄인 테러 위협에 제대로 된 대응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중심으로 한 외교안보시스템에 근본적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외교안보시스템화의 중심에 있는 NSC 사무처가 강화된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NSC는 김대중() 정부 때에 비해 인원이 10명에서 70명으로 대폭 늘어나고 장관급인 국가안보보좌관이 사무처장을 맡는 등 새 정부 들어 위상이 대폭 강화됐으나 북핵 회담, 이라크 파병 문제 등에서 외교통상부와 이견을 빚는 등 외교 사령탑으로서의 통합조정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28일 NSC가 사실상 외교정책 결정을 독점하면서 외교안보시스템의 병목현상이 심각하다며 외교안보팀 내부의 코드 맞추기도 시스템 작동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종인() 의원도 외교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같은 핵심 외교안보 부처들이 NSC의 눈치만 보고 있다며 특히 NSC의 핵심 포스트를 외교안보 전문가가 아닌 남북관계 전문가들이 차지하고 있어 북한 문제에만 너무 치중한다는 인상이 짙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도 이날 김성곤() 의원을 단장으로 당내 외교통일 분야 전문가 5명이 참여하는 외교안보시스템 개선 정책기획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기획단은 앞으로 NSC를 정점으로 한 외교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 외교안보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유기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해 개선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정부 내에서도 외교안보시스템 수술론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김선일씨 피살사건 책임 공방에서 NSC가 비켜서 있지만 NSC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NSC의 독주 때문에 일부 정보 왜곡 현상까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교안보연구원 윤덕민() 교수는 정부가 그동안 테러 대책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해왔지만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교민 안전 등을 위해 실질적으로 어떤 대책을 세웠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