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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작년 4분기 GDP 7% 고성장

Posted February. 19, 200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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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4분기(1012월) 일본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연율로 환산해 7.0%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본 경제가 본격 회복국면에 들어섰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반색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피부로 느끼는 것과 차이가 너무 크다며 반신반의하는 분위기. 일부 전문가는 지방 및 중소기업 경기가 여전히 바닥인 점을 들어 승자만의 호황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13년 만에 찾아온 호황=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물가상승을 뺀 실질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1.7%, 연율로 환산하면 7.0% 성장했다.

이는 거품경기가 절정이던 1990년 24분기의 2.5%(연율 10.5%)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 4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지속한 일본 경제는 지난해 2.7%의 연간 실질성장률을 달성해 2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은 경기가 완만하면서도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탈출이 머지않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수출호조-설비투자 증가 덕택=성장률을 끌어올린 두 날개는 전자업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확대와 중국 등 아시아권 시장에 대한 수출 호조.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5.1% 늘었다.

소니는 디지털가전용 반도체와 디지털카메라용 소자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이 분야에만 지난해 1850억엔(약 1조8500억원)을 투자했다. 샤프도 600억엔을 들여 액정패널에서 디지털TV까지 일괄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완성하는 등 디지털가전의 판매 증가가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졌다.

수출도 전자부품 통신기기 자동차 철강 등 거의 모든 업종에서 호조를 보여 전 분기보다 4.2% 늘었다. 특히 지난해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보다 32.8% 증가해 중국 특수()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회복이 관건=기업부문의 호조와 달리 가계는 경기회복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소비는 디지털가전 붐에 힘입어 0.8% 늘었지만 소득계층간 소비의 양극화는 심화됐다는 게 중론. 지난해 백화점과 슈퍼의 매출액은 10월 한 달만 전년치를 웃돌았을 뿐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대다수 업체가 임금을 동결하거나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소비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근로자 급여수준을 나타내는 고용자 보수는 전년 동기 대비 0.2% 줄어 가계가 경기회복의 과실()을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경제가 기력을 되찾은 것은 분명하지만 내수의 뒷받침이 없으면 디플레이션 탈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원재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