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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설기현 "킬러는 나야"

Posted February. 15, 2004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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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문 근처에서 서성대다 골을 줍는 스타일을 원하지 않는다. 빈 공간을 파고들며 수비를 교란해 득점루트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진정한 스트라이커다.

올해 들어 첫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로 열린 14일 오만과의 경기에서 5-0으로 대승을 거둔 한국축구대표팀의 움베르토 쿠엘류(54) 감독. 지난해 1-3의 치욕적 패배를 안겨준 오만을 대파한 뒤 기쁜 표정도 잠시. 그는 다시 태극전사들의 경쟁심을 촉발시키는 코멘트를 날렸다.

이에 반지의 제왕 안정환(요코하마)과 한국의 히바우두 설기현(안데를레흐트)이 스트라이커를 자임하고 나섰다. 안정환은 오만전에서 2골, 설기현은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안정환은 공격형 미드필더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좋다며 앞으로도 계속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질세라 설기현은 소속팀에서도 원톱을 맡고 있다. 날개보다 스트라이커가 편하다며 양보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둘의 경쟁 속에 쿠엘류 감독은 차두리(프랑크푸르트)와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울산)도 스트라이커 후보로 추가했다. 전문가들은 주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앞으로 축구대표팀의 득점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오만전 대승은 침체됐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았기 때문에 이제 상승세를 탈 것이다.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레바논과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도 멋진 골 퍼레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파 등 최강의 멤버가 모인 대표팀은 오만과의 경기에서 월드컵 4강다운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설기현-안정환-차두리 등 3명의 공격수에 공격형미드필더 박지성이 가세한 로테이션 플레이는 오만의 수비라인을 초토화시켰다. 또 좌우 윙백 최원권과 김동진(이상 안양),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전남) 등이 강한 압박을 통해 미드필드를 장악한 점도 돋보였다. 다만 매끄럽지 못한 공수의 조직력은 더 다듬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대표팀은 울산에서 훈련을 계속한 뒤 17일 서울로 올라와 18일 레바논과 일전을 벌인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