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 압둘 카미르 칸 박사(사진)가 4일 북한 리비아 이란에 핵기술을 유출한 사실을 공개 시인하면서 파키스탄 핵 커넥션이 북핵 6자회담의 새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칸 박사가 북한에 넘긴 핵기술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수준을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4일 칸 박사의 정보는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는지, 아니면 그간의 주장이 모두 허풍인지를 결정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는 세계 핵확산 문제에 있어 분수령이 될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미 정보당국은 파키스탄이 북한으로부터 장거리 미사일 개발 기술을 받는 대신 북한에 우라늄 농축 기술을 제공했을 것으로 의심해 왔다. 또 파키스탄의 핵기술 이전으로 북한은 이르면 1, 2년 안에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완료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연간 2개 이상의 핵무기 생산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추정해 왔다.
미국은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방북 당시 북한의 고백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유일한 근거로 제시해 왔지만 통역상 오류 또는 과장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해 왔으며, 중국도 미국측 정보를 믿지 못하겠다고 의심해 왔다.
그러나 칸 박사의 고백으로 미국은 그동안의 주장에 신뢰성과 정당성을 얻었으며 6자회담에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최대의 카드를 손에 쥐게 됐다. 개리 새모어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실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칸 박사의 주장이 맞다면 북한은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는 북한이 일본 도쿄에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2차 6자회담에 응한 것은 이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6자회담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 포기 선언을 한 데 이어 최근 칸 박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북한의 태도가 종전보다 누그러졌다고 말했다고 LA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