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연예인들의 꾀꼬리 같은 목소리는 이제 옛말이다. 이전 기준대로라면 방송 부적합 판정을 받을 여성들의 목소리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개그우먼 박경림이 듣기 짜증스러울 정도의 탁성()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오락프로그램에서 주목받음으로써 여성 목소리 파괴의 원조가 됐지만 최근에는 이와 유사한 현상이 연예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여성 목소리 파괴의 주인공들은 MBC 주말극 회전목마의 주연 탤런트 수애, KBS2 뮤직뱅크와 MBC 타임머신 등 3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가수 박정아, SBS 최수종 쇼의 보조 진행자인 가수 황보 등이다.
수애는 2월 MBC 러브레터 이후 계속 비련의 여주인공 역을 맡고 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와 비련은 부조화이지만 시청자들은 별다른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회전목마의 유재혁 PD는 수애의 목소리는 애써 꾸미지 않는 솔직함이 느껴져 호소력이 있다며 수애의 연기가 그런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아는 댄스그룹 쥬얼리의 리더이긴 해도 목소리가 거칠고 허스키하다. 그도 내 목소리는 거친 록 음악에 어울린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박정아의 목소리에서 풍기는 솔직함과 털털한 이미지가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밝게 한다고 말한다.
샤크라의 리드 보컬 가수 황보도 보이시하고 두터운 목소리를 지녔다. 힘 있는 목소리대로 터프 걸로 통하면서 오락 프로그램의 감초 역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런 목소리는 그의 거침없는 행동과 조화를 이루면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는 평이다.
MBC 코미디하우스에서 라이브의 여왕 코너를 진행하는 개그우먼 김미연은 아예 음치 수준의 목소리임에도 노래하고 춤추며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예전 같으면 방송 부적합이다. 톱 탤런트 최진실도 1988년 데뷔할 당시 목소리 콤플렉스가 있었다. 최진실이 90년대 초 TV CF에서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죠라고 말하며 스타덤에 올랐을 때도 목소리는 성우 권희덕씨가 대행했다.
여성 목소리 파괴 현상에 대해 음성공학자인 숭실대 배명진 교수(정보통신전자공학부)는 꽃미남 꽃미녀가 지고 개성 있는 얼굴이 뜨는 현상과 유사하다며 이런 목소리는 기대감이나 호기심을 덜 자극하는 대신 안정감과 신뢰감을 준다고 말했다.
방송사 PD들은 여성이 허스키 보이스만으로 호감을 주기는 힘들다며 목소리 파괴 연예인들은 목소리 때문이 아니라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현해 성공한 경우라고 평가한다.
장태연 MBC 예능국장은 이런 연예인들은 재치와 인간미로 목소리의 약점을 보완하며 자기 개성을 만들고 있다며 단 낮은 목소리 때문에 발음이 불분명하게 들릴 수 있다는 점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