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실패한 경영 판단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1심 배상액인 977억원보다 대폭 줄어든 190억원의 배상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1부(김진권 부장판사)는 20일 박원순(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 변호사 등 삼성전자 소액주주 22명이 이 회장과 삼성전자 전현직 이사 등 10명을 상대로 방만한 경영 때문에 손해를 봤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 회장은 70억원, 진대제(정보통신부 장관) 전 삼성전자 이사 등 5명은 연대해 120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삼성전자 이사회가 1997년 3월 부실기업인 이천전기를 충분한 검토 없이 인수하기로 결정해 엄청난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나 경영에서 다소의 모험과 위험성은 필수적으로 수반되며 실패한 경영 판단에 대해서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경우 경영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배상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 276억2000여만원의 배상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또 삼성전자가 액면가 1만원에 취득한 삼성종합화학 주식 2000만주를 주당 2600원에 처분해 총 626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당시 삼성전자의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이사의 책임을 20%로 제한해 120억원을 배상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회장이 삼성전자의 재산을 이용해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75억원의 뇌물을 건넨 부분에 대해서는 75억원 중 5억원은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끝났으므로 70억원에 대해서만 배상 책임을 묻기로 한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시민단체측은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친재벌적 판결이라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