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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마주보고 함박 웃기를..."

Posted July. 22, 2003 21:47,   

미숙아 상태로 태어난 지 4개월 된 한국인 샴쌍둥이 자매 민사랑, 지혜양이 22일 오후 싱가포르 래플스 병원에서 분리수술을 받았다.

사랑, 지혜양을 돕고 있는 한국어린이보호재단 관계자는 22일 오전 아버지 민승준씨(34)로부터 정오경(현지시간) 수술실에 들어가 마취를 한 뒤 오후 2시 본격 수술에 들어갔다는 전화 연락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수술에는 89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민씨는 아이들의 결합 부위가 척추와 항문 사이로 비교적 수술이 쉬운 곳이라 의료진이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 사랑, 지혜 자매를 1차 진찰했던 영국의 카일리 박사는 수술 후 자매 모두의 생존율을 80%로 예상했다.

수술을 담당한 래플스 병원의 케이스고 박사는 자매의 항문이 너무 작고 약간 비정상이라 2차로 확장 수술을 해야 할 것이라며 성기 부분도 붙어 있어 10세 이전에 3차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재단측이 전했다.

사랑, 지혜 자매가 수술을 받은 래플스 병원은 최근 분리수술 도중 숨져 전 세계를 슬픔에 잠기게 했던 이란의 샴쌍둥이 비자니 자매가 입원했던 곳이다.

한편 민씨 부부는 사랑, 지혜 자매의 수술을 위해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운영하던 PC방을 처분한 뒤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PC방 업주들과 인터넷카페 다음 동호회원들이 모아준 돈으로 지금까지 검사비 등을 충당해왔다.

그러나 사랑, 지혜 자매는 이번 분리수술 이후에도 몇 차례의 추가 분리수술과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수억원이 들 것으로 재단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번 1차 분리수술 비용만도 1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자매 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어린이보호재단(02-332-5242)으로는 22일 오전까지 전용계좌로 919만여원, 온라인(신용카드와 휴대전화 결제 등)으로 232만여원이 입금됐다.

재단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기금은 거의 조성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보다 많은 후원자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사랑, 지혜 자매는 3월 4일 합친 몸무게 3.5kg에 임신 36주(9개월) 만에 태어났으나 엉덩이 부분이 붙어 있어 서로 등을 지고 지내야 하는 샴쌍둥이다.

이날 재단 홈페이지에는 이들 자매를 격려하는 네티즌의 글이 잇따랐다. 인터넷의 사랑이와 지혜 카페(http://cafe.daum.net/loveinwisdom)에도 이날 오전에만 70여건의 글이 올라오는 등 격려의 글이 쇄도했다.

지란지교라는 네티즌은 수많은 사람이 너희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성공적인 수술을 기원했다.



이 진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