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에선 홈런 2방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1회엔 치퍼 존스, 6회엔 로버트 픽에게 각각 3점 홈런을 얻어맞은 것. 서재응이 한 경기에서 2발의 홈런을 허용한 것은 올시즌 처음. 그는 최근 6경기 무홈런으로 좀처럼 장타를 내주지 않았었다.
6경기 연속 퀄리티피칭(선발투수로 6이닝 이상 던지고 3자책점 이하로 막는 것)을 하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피칭에 실패한 서재응의 부진원인은 뭘까.
허구연 MBC-TV해설위원은 제구력 투수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컨트롤의 달인이라는 그레그 매덕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올해 난타당하고 있다. 공이 빠르지 않은 투수들은 언제든 난타당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서재응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우선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것은 구질이 완전 노출됐다는 점. 메이저리그 각 구단들은 그동안 루키 서재응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서재응이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만큼 연일 뛰어난 피칭을 선보이자 각 구단들이 그에 대한 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제 타자들에게 정보가 노출되는 바람에 직구 아니면 체인지업의 단순한 투구패턴으론 견뎌내기 힘들 게 됐다.
심판진의 짠물 스트라이크존도 부진을 거들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루키투수들에 대한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이 인색한 경우가 있다. 서재응은 최근 2경기에서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너무 인색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에선 4회 강판돼 마운드를 내려가며 주심을 향해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허구연 위원은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는 길은 더욱 정교한 제구력을 갖추는 수 밖에 없다. 또 바깥쪽 낮은 공 다음엔 몸쪽 높은 공을 던지는 등 대각선 쪽으로 높낮이를 조절하는 피칭으로 타자의 시선을 헷갈리게 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