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련), 전국농업기술자협회 등 9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전국농민연대는 3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농업과 농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FTA 국회 비준이 이뤄지지 않도록 총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도 이날 성명을 내고 농업 관련 단체와 학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체결된 FTA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농민들의 투쟁에 적극 동참해 비준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연대는 2일 개원한 임시국회에서 FTA 비준과 이행 관련법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0일 국회 앞에서 전국여성농민들이 참여하는 비준반대 결의대회를 개최한 뒤 국회 상임위 활동이 시작되는 12일부터 농민연대 간부 등이 천막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
특히 20일에는 시군별로 농민들을 동원해 트럭 1만여대에 트랙터와 경운기, 이앙기 등 농기계를 나눠 싣고 상경해 국회 앞에 세워놓은 채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어 임시국회 폐회 전날인 30일과 7월1일 비준안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와 함께 의원들의 등원을 저지하는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농민연대의 지침에 따라 광주전남 농민연대는 3일 전남도청 앞에서 한-칠레 FTA 결사저지를 위한 투쟁 선포식을 갖고 FTA가 국회에서 비준된다면 정권 퇴진운동과 국회의원 낙선운동 등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은 외교통상부 주최로 5일 오전 경북도청 강당에서 열릴 예정인 도하개발어젠다(DDA) 지방순회 설명회를 저지키로 했다. 이 설명회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아래 각 분야의 무역 현실과 대응방안 등을 홍보하는 모임이다.
경북도연맹 관계자는 한-칠레 FTA가 발효되면 전국에서 생산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지역의 포도와 자두 재배농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경남도연맹도 20일 상경 투쟁에 차량 1000여대를 동원키로 하고 1마을 1플래카드 걸기 등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강기갑 경남도연맹 의장은 미국마저 협정 체결을 꺼리는 농업 최강국 칠레와 FTA를 맺는 것은 우리 농업을 파산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일이라며 국회 비준 저지를 위해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