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전쟁을 반대해 온 프랑스 독일 러시아에 이라크에 대한 채권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프랑스 등 3국은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들 3국이 이라크전쟁을 놓고 보였던 대립은 전후 이라크 채권 처리를 둘러싼 경제전쟁으로 번질 전망이다.
현대건설 등 한국 기업들이 이라크로부터 받아야 할 채권액도 12억6840만달러에 이르러 국내기업의 피해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10일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이들 3개국이 독재자(사담 후세인 대통령)에게 빌려준 돈은 무기를 사고 대통령궁을 짓고 이라크 국민을 억압하는 데 쓰였다면서 새로 탄생할 이라크 정부가 빚더미의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채권 전부 또는 일부를 포기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프랑스 등이 후세인 정권 시절 이라크와 체결한 유전개발 계약에 대해서도 이라크 석유의 장기적인 개발 계획은 이라크의 새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며 계약을 모두 인정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이라크 공격에 극력 반대했던 프랑스를 지목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혀 전쟁 반대 국가들에 대한 보복성격임을 시사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가 외국에 갚아야 할 채무는 3844억6840만달러. 이중 러시아의 채권은 융자 및 계약대금 640억달러에 이르며 프랑스는 융자액 40억달러, 독일은 걸프전 배상금 등 60억달러 규모다.
한편 미군과 쿠르드반군은 북부 유전도시 키르쿠크를 장악한 데 이어 11일 북부 최대 도시인 모술에 진입, 이라크군으로부터 무기를 회수하기 시작했으며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고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밝혔다. 미군은 후세인 정권의 마지막 저항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바그다드 북부 티크리트와 국경 도시 카임에 대한 폭격을 더욱 강화했다.
울포위츠 부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군정이라크 임시정부이라크 자치정부로 권력이 이양되는 3단계 이라크 통치 계획을 밝힌 뒤 우리의 의도는 최대한 빨리 이라크를 이라크인의 손에 넘기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쿠르드족의 이라크 북부지역 장악에 따른 자국내 쿠르드족의 동요를 우려해 키르쿠크에 군사감시단을 파견했으며 미국도 키르쿠크의 쿠르드족 민병대를 철수시키기 위해 독일 주둔 미 제1보병사단의 신속대응군 병력을 이날 이라크 북부에 급파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국방부의 한 고위 정보관리는 후세인 대통령이 7일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했으며 무너진 건물더미에 시신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USA투데이가 11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