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2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연기하거나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승인 없이 이라크전쟁에 나설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추가 지지 확보 어렵다=AP통신은 14일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결의안 포기 가능성을 보도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미국이 결의안을 포기하고 일주일 안에 이라크 공격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13일 하원 예산소위원회에 출석, 표결로 갈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파월 장관은 표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엔 결의 없이 전쟁에 나서는 것이 정치적 타격이 적다고 말한 것으로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미국이 이같이 방향 선회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러시아가 거부권 행사를 벼르고 있고,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9국의 지지를 얻는 이른바 도덕적 승리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 찬성표는 미국 영국 스페인 불가리아 카메룬 파키스탄 멕시코 등 7개국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 관리들과 외교관들은 이사국들의 입장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결의안 승인이 결국 실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조만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호세 마리아 아즈나르 스페인 총리를 중립국 모처에서 만나 최종 외교군사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AP 통신은 덧붙였다.
이라크 선제공격 가능성=이라크는 미국의 공격이 확실해질 경우에 대비해 중동지역 미군과 이스라엘 등을 대상으로 선제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미 ABC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방송은 이라크가 생물화학무기를 동원한 선제공격이나 700개에 이르는 남부의 유정()에 방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들이 입수되고 있어 미군이 이를 막기 위해 전쟁 개시 전 이라크 내 목표물을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B2 스텔스 전폭기를 사상 처음으로 국외 기지에 배치하고,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군함 15척을 지중해에서 홍해로 전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