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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재처리시설 가동 임박

Posted March. 02, 2003 22:49,   

북한이 평북 영변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시설(방사화학연구소)의 가동을 준비 중이라고 미국과 일본의 주요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지난주 중반 5MW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등 위협 수위를 높여 온 북한이 재처리시설 가동에 들어갈 경우 북핵 위기는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한계선(red line)처럼 여겨 온 선을 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미 행정부의 북한 전문가들과 정보 당국자들은 북한이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재처리시설을 수주일 내에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정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 미 정찰위성이 영변 재처리시설 주변에서 일련의 활동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지난달에는 재처리시설 전력설비 테스트가 행해졌다며 북한은 미국의 대()이라크 군사공격 개시 시점에 맞춰 시설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일단 핵연료 재처리가 시작되면 북한은 빠르면 한달, 늦어도 올 여름까지는 핵폭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이날 영변 재처리시설 인근 열공급 보일러시설에 석탄을 운반하는 것이 목격됐고, 2월 초에는 보일러에서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일러는 플루토늄 추출에 사용되는 폐연료봉의 보호막을 녹이는 데 쓰이는 질산용액의 온도를 안정시키는 데 사용되는 것.

이와 관련해 미국은 북한이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에 착수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제재 등 대항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미 행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리는 또 북한이 8000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69개의 핵무기 생산에 충분한 플루토늄을 추출하게 된다며 미국은 이런 상황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북한이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경우, 이는 전 세계 국제공동체의 심각한 우려 사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순택 이기홍 maypole@donga.com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