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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감독 축구 삼국지

Posted February. 21, 200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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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투갈 출신의 쿠엘류 감독은 온화한 성격이지만 야심이 대단해 덕장 유비에 비견된다. 네덜란드인 한 감독은 4개 국어에 능통한 스포츠매니저 출신으로 영리하고 지략이 뛰어난 지장 조조, 선수 시절 최고의 스타로 이름 날린 브라질 출신 지코 감독은 자존심 강하고 굽힐 줄 모르는 용장 손권을 닮았다는 게 축구전문가들의 분석.

이들은 취임 일성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자신감이 없었다면 이 넓은 땅에 발을 딛지 않았을 것이다.(한 감독) 일본 축구는 월드컵에서 충분히 4강에 오를 실력이 있다. 왜 스스로를 낮추는가.(지코 감독)

이에 비해 한국 축구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코엘류 감독의 첫 일성은 겸손하게 들린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내년 아시안컵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 뒤 2006년 독일월드컵 사령탑의 자격을 심판 받겠다는 말에선 만만찮은 야심이 드러난다.

3명 모두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지만 지도자 경력은 쿠엘류 감독이 앞선다. 포르투갈팀을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으로 이끈 주인공이 바로 그다. 반면 한 감독과 지코 감독의 경우 국가대표 사령탑은 이번이 처음.

선호하는 전술도 판이하다. 쿠엘류 감독은 압박축구와 세밀한 패스를 위주로 한 공간축구를 추구하는 형. 지코 감독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화려한 공격축구, 한 감독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토털축구의 신봉자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코 감독과 한 감독 모두 월드컵 4강국인 한국의 쿠엘류 감독 타도를 일차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 쿠엘류 감독과 지코 감독은 4월16일 한일전에서 일합을 겨루게 된다.

한 감독과 지코 감독은 이미 팀 조련에 들어갔다. 쿠엘류 감독은 27일 내한한다. 거스 히딩크(한국)-필리프 트루시에(일본)-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중국)의 대결에 이은 신()축구 삼국지가 이제 막이 오른다.



권순일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