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범죄 동조자를 공개적으로 모은 뒤 외제차 운전자와 기업체 사장 집을 골라 털어온 범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지난달 25일부터 20여일간 인질강도를 포함, 총 5차례의 절도를 저질러 1억여원을 가로챈 한모씨(43무직) 등 2명을 검거하고 달아난 공범 최모군(17고교 중퇴) 등 2명을 수배했다.
범행경찰에 따르면 범인들은 지난달 25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 기계설비업체 사장 이모씨(62) 집에 침입해 다이아반지 등 귀금속류 8000만원어치를 훔친 뒤 이씨 부부를 인질로 끌고 다니면서 이들의 신용카드로 현금 1000만원을 인출해 달아났다.
범인들은 이달 15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공원 앞에서 볼보승용차를 세워놓고 데이트를 즐기던 40대 남자와 20대 여자를 위협, 손발을 묶은 뒤 끌고 다니면서 이들의 신용카드로 900만원을 인출했다. 이들은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H아파트 주차장에서 벤츠승용차에서 내린 30대 여인을 납치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공범 모집범인들은 주범 한씨가 지난달 초 한 채팅사이트에 개설한 전과자 대화방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전과 8범으로 지난달 출소한 한씨가 인터넷에 재벌 집을 털고 외제차를 운전하는 여성들을 상대로 돈을 뜯어 잘 살아보자는 글을 올리자 전과 12범 이모씨(32)와 전과 4범인 최군, 그리고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청소년(19)이 범행에 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1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절도팀이 구성됐다는 것.
문제점경찰은 16일 오후 공범 중 한명인 이씨가 서초구 서초동의 한 룸살롱에서 술에 취해 사람을 찌르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이씨를 연행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이씨가 갖고 있던 신용카드의 명의가 다른 것을 보고 범행 일체를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또 17일 오후에는 주범인 한씨를 검거했다.
강남경찰서 박윤호 강력6반장은 최근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범죄를 모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심지어 전과자 대화방이 생기기도 한다며 이 과정에서 다수의 청소년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범행에 포섭되거나 또는 그렇게 될 개연성을 안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