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제16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8일)에서 한 정치보고 중 주목할 부분의 하나는 국방과 군대 건설 분야이다. 21세기 첨단 과학전에 대비하기 위한 중국군의 변화된 군사전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군사전략의 공식 채택장 총서기는 정치보고에서 첨단기술 조건하의 적극방어 군사전략 방침을 관철하고 세계 군사변혁의 추세에 맞춰 과기강군() 전략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중국군 내부에서 깊숙이 연구돼 온 첨단기술 조건 하의 제한 국부전쟁 전략을 군사교리로 공식 채택했음을 선언한 것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걸프전 직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는 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등 3대 총부와 모든 군사학원에 대해 이 전쟁의 교훈을 다각도로 연구토록 지시했다.
결론은 하이테크전에서는 전쟁의 초기단계에 첨단과학무기로 선제공격을 함으로써 전쟁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무기 장비의 질을 개선하고 고도의 정보전 체계를 갖춰야 하며 신속반응부대를 창설해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제시됐다.
이 같은 내용은 199597년 해방군보를 통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이를 토대로 장 총서기는 97년 1월 중앙군사위에 첨단기술 조건 하의 제한 국부전쟁으로 군사교리를 전환하고 병력밀집형에서 기술집약형으로 군대를 전환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장 총서기는 15대 정치보고에선 적극방어 전략을 관철하고 중국적 특색을 지닌 소수정예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만 밝혔다. 그런 그가 이번 16대에서 새로운 군사전략 관철을 선언한 것은 걸프전 이후 또 하나의 과학전인 1999년 코소보 전쟁과 지난해 911 테러 이후의 비정규전 양상에 자극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보고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1990년대 후반 들어 미국 등 선진 각국이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군사혁신(RMA)을 강화하도록 촉구한 부분. RMA는 과학기술과 전쟁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미래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 및 국방정책, 군 구조, 무기와 장비 등 군사 분야 전반에 걸쳐 개혁을 추진함을 뜻한다.
중국 군사전략의 변화중국군이 오랫동안 채택해 온 군사전략은 마오쩌둥()의 인민전쟁 전략이었다. 국공() 내전시기인 192030년대 채택된 이 전략은 적을 내륙 깊숙이 유인해 인민의 바다에서 익사케 한다는 방어전쟁 개념.
그러나 마오쩌둥의 이 전략은 1980년대 덩샤오핑()에 의해 근본적으로 수정됐다. 덩샤오핑은 무기와 장비의 발전에 따라 전투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믿었다.
덩샤오핑은 1985년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현대적 조건하의 제한 국부전쟁 전략을 도입함으로써 인민전쟁 전략을 공식 폐기했다. 중국군 군사교리의 대전환이었다. 덩샤오핑의 전략은 장 총서기의 첨단기술 조건하의 제한 국부전쟁 전략 개념으로 다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