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문화회관(돔 쿨트르이)에서 나흘째 계속된 체첸 반군들의 대규모 인질극이 26일 새벽(현지시간) 유혈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반군과 인질 등 140여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연방보안부(FSB) 산하 대()테러부대인 알파 요원들은 이날 극장 안으로 마취가스를 살포하며 진입해 40여분 만에 극장 안을 장악하고 인질들을 구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 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수백명의 인질을 구출하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냈으나 모두를 구할 수는 없었다며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에게 사과했다.
FSB는 인질 750여명을 구출했으나 90여명이 사망했다며 인질극을 주도한 모프사르 바라예프 등 반군 50명을 사살하고 3명을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반군 가운데 18명이 여자였으며 러시아 진압부대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외국인 인질 70여명 가운데 네덜란드와 카자흐스탄 국적의 여성 2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구출된 인질 중 546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중 상당수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져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내무차관은 이날 새벽 반군들이 당초 경고한 대로 인질들을 사살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극장에 설치한 폭발물을 터뜨릴 경우 인질 전원이 사망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병력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작전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