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1인GNP 1977년 1500달러 2002년 1000달러

Posted October. 16, 2002 22:55,   

이라크는 석유매장량이 1000억배럴로 중동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의 산유국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웃도는 반면 이라크는 1000달러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77년 이라크의 1인당 국민소득은 1500달러선. 79년 사담 후세인이 공식적으로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국민소득은 계속 곤두박질쳤다. 5세가 되기 전 사망하는 영아의 비율이 80년대 말에는 1000명당 56명이었던 것이 90년대 중반에는 131명으로 늘었다.

198088년 8년에 걸친 이란과의 전쟁, 90년 쿠웨이트 침공과 이에 따른 유엔의 경제 제재가 경제난의 원인이다. 후세인 대통령의 무모한 개전() 결정이 낳은 대가를 국민이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라크 국민이 후세인 정권으로부터 이반()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이라크 전문가인 오프라 벤지오 텔아비브대 모세 다얀 센터 선임연구원은 후세인 대통령이 나라의 부강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에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후세인 대통령의 집권기반은 유일 정당인 바트당과 그의 고향 티크리트 출신 4개 가문의 친족들. 아들인 우다이와 쿠사이를 모두 군부지도자의 딸과 결혼시켜 군부와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반란혐의자를 숙청하는 등 잠재적 불만세력을 제거해와 이라크 내에서는 더 이상 위협적인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같은 정치적인 요인 외에도 이라크의 독특한 경제체제도 후세인 정권의 안정을 받쳐주는 요인이다. 이라크는 사회주의적 배급체제와 자본주의를 결합한 혼합경제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설탕과 차, 밀가루 등 한 달간의 기본식량 패키지를 불과 250디나르(약 100원)에 판매한다. 상인은 판매가의 3%를 가져간다. 같은 방식으로 택시운전사에게는 차량을, 농민에게는 트랙터를 싼값에 제공한다. 이를 이라크에서는 진보된 사회주의라고 한다.

농어민들은 모두 협동조합에 소속돼 있고 협동조합은 농어민이 판매한 가격의 5%를 징수하되 연료 등 기본적인 물품을 싼값에 공급한다. 협동조합의 임원은 투표로 선출된다. 이들은 배의 엔진과 같은 값비싼 물품을 싸게 제공할 경우 추첨으로 수혜자를 선정, 나름대로 공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 세금은 이익의 34%선으로 낮다.

7일 이라크 르포기사를 게재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라크 정부가 석유를 판매한 돈으로 생필품을 구입해 국민에게 골고루 나눠줌으로써 정권에 대한 불만을 차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은택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