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10일 더티밤(dirty bomb)을 이용한 테러 혐의자(사진)를 적발했다고 발표함으로써 더티밤의 파괴력 내지는 살상범위가 과연 얼마나 되는지, 알 카에다 등 테러조직이 제조원료인 방사능물질을 이미 입수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정부의 이 같은 발표 배경에 정치적 고려는 없었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더티밤이 주는 충격전문가들은 더티밤의 테러 위협은 폭탄 자체에 의한 인명피해보다는 사회혼란과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더 큰 우려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담아 폭발시키는 더티밤으로 테러리스트들이 노리는 것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려는 것이라고 존 포스턴 시니어 텍사스 A&M대 핵공학과 교수가 한 말을 인용해 뉴욕타임스가 11일 전했다.
또 국제전략연구센터의 필립 앤더슨 박사는 워싱턴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앞에서 인공방사능 동위원소 세슘 1.5파운드(680g)가 들어간 TNT폭탄 4000파운드(1812)가 터질 경우 수만명이 사는 주택과 직장이 연간 자연 및 인공적으로 노출되는 것보다 25% 정도만 더 오염되는 데도 주민들은 이곳을 피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CNN방송은 10일 더티밤이 터질 때 바람의 상태와 대피속도 등에 따라 재래식 폭탄보다 사상자가 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방사능 물질이 가져다주는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도시가 마비되고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물리학회(AIP)는 3월에 발표한 자료에서 더티봄으로 인한 암 사망자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폭발 현장에서 벗어나려다가 교통사고를 내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마비 사망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 카에다의 입수 가능성더티밤은 특별한 제조기술이 필요없이 폭탄과 방사능 물질만 구하면 만들 수 있다.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 우라늄 등을 손에 넣기는 힘들지만 항암치료용이나 아스팔트 두께 측정용 등 의료 산업용으로 쓰이는 방사능 물질은 이보다는 입수가 훨씬 쉽다.
뉴욕타임스는 11일 미 전역에 방사능 물질이 있는 곳이 200만 군데나 되며 2만1000명이 취급면허를 소지하고 있다면서 방사능 물질 분실 또는 도난 사고는 작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6개월간 107건에 이르는 등 최근 연평균 375건 수준이라고 전했다.
미 당국은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더티밤을 제조할 수 있는 인공방사능 동위원소인 스트론튬90과 세슘137을 입수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월 보도했다.
이 신문은 11일 미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빈 라덴의 방사능 물질 창고는 남부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찾아내지 못했다고 전하고 테러리스트들이 과거에는 방사능 물질을 밀수하려 했으나 최근에는 사거나 훔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 당국은 911테러 직후 워싱턴과 뉴욕을 겨냥해 방사능 물질이 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세관검색대에 휴대용 방사능탐지기 4000대를 지급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의 발표 배경미 법무부가 더티밤 테러기도 적발을 긴급 발표한 데 대해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발표시기에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11일 테러 대비는 중요하지만 급기야 핵 테러 위협을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경고판 바늘이 휘어버렸다고 지적하면서 행정부의 테러대응에 대한 의회의 조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국토안보부 신설 방침 등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