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레이 페라이어 피아노 독주회*
그는 1990년대 한때 손가락 부상을 겪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절망하거나 아예 쉬었겠지만 그는 매일 헤드폰을 쓰고 바흐의 작품세계를 탐구, 손가락 회복과 함께 더 넓은 음악의 지평을 열어냈다.
초절기교() 보다는 생애를 다바쳐 닦아낸 정교함과 사색의 힘으로 이 시대 1급 연주자의 반열에 오른 깍쟁이 뉴욕내기로, 이번 연주회에서는 베토벤 소나타 27번 e단조, 슈베르트 소나타 20번 A장조, 쇼팽 발라드 2번 3번 등을 연주한다.
*케네디 콘체르토*
월드컵 보여주면 갈게요.
1999년, 공연을 교섭해온 국내 한 연주회장 관계자에게 그가 불쑥 던진 말. 주최사는 바뀌었지만 그 때의 다짐을 재확인하듯 월드컵 공연기간에 온다. 괴상한 헤어스타일과 파격적인 무대 때문에 스테이지의 펑크로 불려온 46세의 아이같은 어른이다.
영국 출신으로 명교사 도로시 딜레이를 사사했으며 92년 클래식 은퇴를 선언했다가 97년 불쑥 되돌아왔다. 전통의 기교를 무시한 새로운 음 연결과 음색을 선보이는 것으로 악명이 높지만 종종 정신이 돌아왔다는 듯 전범적으로 연주하는 부분은 믿을수 없을 만치 달콤하다. KBS교향악단 협연으로 베토벤 협주곡 D장조와 비발디 사계절을 연주한다.
*베를린 필 12 첼리스트*
세계 최고의 악단으로 불리는 베를린 필하모니의 첼로주자 12명이 빚어내는 앙상블. 70년대 비틀즈에서 암스트롱에 이르는 넓은 대중음악 레퍼토리를 연주, 엄격한 귀족정장 이미지의 베를린 필하모니에 캐주얼의 이미지를 입혀왔다. 그동안의 잦은 내한으로 희소성은 떨어지지만, 맨시니 핑크팬더 주제곡과 피아졸라 신비한 푸가 등 말랑말랑한 레퍼토리로 누구나 부담없이 맛볼 수 있는 하룻밤을 선사할 예정.
*7인의 음악인들*
피아니스트 정명훈과 예핌 브론프만, 바이올리니스트 슐로모 민츠와 다이신 카지모토,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조영창, 비올리스트 유리 바쉬메트 등 하나하나의 이름 만으로도 귀를 번쩍 뜨게 하는 최정상 솔리스트들의 실내악 향연. 국내 음악인 위주로 매년 공연돼온 7인의 남자들의 인터내셔널 버전 격이다. 특히 비올라라는 악기의 위상 자체를 한단계 올려놓은 역사상 최고의 비올리스트 유리 바쉬메트가 처음 내한해 관심을 모은다. 연주곡은 브람스 피아노 5중주 작품34,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3중주 2번 등.
*알라냐&게오르규 듀오*
제 4의 테너라는 선전문구로 유명한 로베르토 알라냐, 그의 부인이자 역시 톱 클래스 소프라노인 안젤라 게오르규가 펼쳐내는 무대. 최고 30만원이라는 국내 클래식 콘서트 사상 역대 최고의 입장권 가격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아온 무대다. 소리 표현 외모 모두 매끈하지만 사람을 확 끌어모을 한방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어온 두 사람이 실제 무대에서 어느 정도의 카리스마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중 파리를 떠나서 등 오페라 속의 유명 2중창과 오페라 아리아들을 들려준다. 안톤 과다뇨 지휘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반주.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창단 160주년을 맞은 미국 교향악단의 자존심. 독일 출신의 거장 쿠르트 마주어가 그의 마지막 시즌에 악단을 데려오는 고별 콘서트이기도 하다. 1995년 11세의 앳된 모습으로 세계 명인들 갈라 콘서트에 출연, 한국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신동 피아니스트 헬렌 황이 열여덟의 성숙한 모습으로 쇼스타코비치 피아노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7월1일). 1일 메인 프로그램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2일에는 협연자 없이 바그너 탄호이저 서곡, 말러 교향곡 1번 등을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