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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대가로 땅 매각

Posted February. 01, 2002 09:43,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에 대해 지앤지(G&G)그룹 회장 이용호()씨가 조흥캐피탈을 인수할 수 있도록 위성복() 조흥은행장에게 청탁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지난달 31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형택씨는 이기호()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에 보물 발굴사업 지원을 청탁한 대가로 발굴 수익의 15%를 받기로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형택씨는 영장실질심사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1일 오전 10시반 심사를 거쳐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특검팀은 이형택씨가 2000년 8월 강원 철원군 임야 2만7000평을 이용호씨에게 시세의 2배 가량인 2억8000만원에 매각한 것이 한 달 뒤 위 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탁한 대가라고 판단, 영장 범죄 사실에 포함시켰다.

특검팀은 이날 이형택씨의 계좌에 수천만원에서 최고 1억2000만원까지 모두 수억원의 돈이 수차례에 걸쳐 입금되고 H은행 가차명 계좌에도 1억2억원씩의 돈이 수시로 입출금되면서 돈세탁이 이뤄진 흔적을 포착, 돈의 출처와 사용처를 캐고 있다.

특검팀은 특히 이씨의 관련계좌에서 발견된 1억5000만원 이상의 뭉칫돈 가운데 조흥캐피탈 인수 청탁 대가로 이용호씨에게서 받은 것이 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용호 게이트를 재수사하고 있는 차정일() 특별검사팀은 구속영장에서 이형택씨의 보물 발굴사업은 국기문란의 의혹이 있고 소환되기 전에 참고인과 진술을 맞추는 등 가족과 본인의 증거인멸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영장이 청구된 이형택씨는 31일 특검팀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한 뒤 서울 강남경찰서에 유치됐다.

특검팀은 이형택씨측 변호인들이 국가기관에 사업 지원을 요청한 것은 이용호씨 주가조작 이전의 일로 특검 수사 범위가 아니다라며 낸 이의신청서와 특검 수사대상에 해당된다는 특검팀의 의견서를 함께 서울고법에 제출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르면 2일 이기호 전 수석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며 이에 앞서 1일 이용호씨 사건 수사 당시 서울지검장이었던 임휘윤() 전 부산고검장을 소환, 내외부 압력이나 부당한 청탁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정위용 myzodan@donga.com · 이상록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