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패밀리타운 조성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지병 치료를 이유로 사퇴한 안정남(전 국세청장) 전 건설교통부장관이 지난해 11월14일 일본을 경유해 캐나다 밴쿠버로 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국내외 소식통에 따르면 안씨는 11월13일 일본 나리타()공항 근처의 젠닛쿠()항공 부설 호텔인 아나 호텔 나리타에 투숙했으며 14일 나리타공항에서 캐나다 밴쿠버로 떠났다. 당시 공항에서 안씨를 목격한 사람은 안씨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기 어렵게 하기 위해서인지 모자를 깊숙이 눌러썼지만 얼굴과 들고 있던 항공권에 적힌 이름을 보고 안씨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 목격자는 안씨가 출국할 당시 동행한 사람이 있었으며 주변사람들에게 밴쿠버를 거쳐 미국이나 유럽으로 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안씨의 딸(35)이 7일 캐나다로 출국해 안씨가 캐나다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안씨의 사위는 아내가 아이들과 잠시 해외여행을 떠난 것이며 장인이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안씨는 장관직에서 물러난 지난해 9월27일 곧바로 지병(근육암 3기 및 당뇨) 치료 등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으나 한달반만인 11월12일 퇴원했다. 안씨는 출국 후인 지난해 12월31일 모친상을 당했지만 나타나지 않아 도피성 외유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안희석(섷) 부대변인은 20일 성명을 내고 언론압살극의 주역인 안 전 장관이 지난해 11월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막대한 부동산 매입자금 조성과 부동산 투기 의혹, 동생들의 사업에 권력을 행사한 의혹 등이 이대로 묻혀져선 안 된다고 밝혔다.
안 부대변인은 안씨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납득할만한 해명 한마디 없이 슬그머니 외국에 나가 있는데도 검찰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사정기관은 왜 안씨의 부정축재 의혹에 대해 수사와 조사에 착수하지 않느냐고 안씨와 관련된 의혹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안 부대변인은 이어 비판 언론 사주에게는 서슬퍼렇게 높은 형량을 구형하면서 비리 의혹에 휩싸인 안씨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것이 이 정권이 말하는 사법정의인가라고 반문하면서 현 정권이 안씨 의혹을 계속해서 덮으려 한다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