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민간기업 공기업을 가리지 않고 채용 경쟁률이 100 대 1을 넘고 있다. 또 일자리를 찾지 못한 석박사, 해외 유학파들이 학위에 대한 프리미엄 없이 일반 신입사원 채용에 몰려 고학력자들의 경쟁률도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30일 민간기업 및 공기업에 따르면 최근 대졸 신입사원 공채 원서접수를 마감한 현대기아자동차는 300명 모집에 5만2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173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600명 모집에 3만여명이 몰렸던 지난해보다 3배 이상 경쟁률이 높아진 것. 지원자 가운데 석박사학위 취득자의 비율도 13.9%에 달했다.
대우 무역부문이 이름을 바꾼 대우인터내셔널도 이달 중순 수시모집 형태로 신입사원 9명을 모집한 결과 1586명이 몰려 창사이래 최고인 17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원자 가운데는 외국에서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유학파 50여명도 포함됐다. 이 회사는 아직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이다.
SK그룹은 400명 모집에 2만4509명이 지원해 6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필기시험 합격자 1500명 가운데 국내외 석사학위 소지자가 24%를 차지했다.
계열사인 워커힐호텔은 10명 채용에 1406명이 지원해 140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른바 명문대 출신이 370여명, 해외유학파가 70여명에 달했다.
LG텔레콤은 50명 모집에 6003명이 지원해 121 대 1, LG-EDS는 300명 모집에 1만5000명이 지원해 50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공기업인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경우 2002년 신입사원 21명을 채용하기 위해 27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2306명이 몰려 11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KOTRA의 공채 경쟁률은 99년 38 대 1, 2000년 11 대 1, 2001년 45 대 1을 나타냈는데 이번이 사상 최고의 경쟁률이다. 비인기 직종으로 여겨졌던 섬유 중공업계에도 고학력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한일합작법인인 도레이새한은 최근 대졸 신입사원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10여명 모집에 3016명이 지원해 30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