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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지원 또 거론

Posted September. 17, 200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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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일단 북측의 전향적인 자세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북측은 과거 회담에서 남측이 기조발언을 하면 이에 마지못해 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엔 남측보다 기조발언을 더 길게 하면서 구체적인 협의 과제들을 제시하는 등 진지한 태도로 회담에 임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남북은 16일 열린 1차회의에서 별다른 신경전 없이 곧바로 14차 회담에서 합의하고도 이행하지 못한 문제들에 대한 실천방안 협의에 들어갔다. 현재로서는 양측간에 입장 차이가 있다면 합의사항 실천에 대한 방법론과 시기조절 등 기술적인 문제가 대부분이라는 게 회담 관계자의 설명.

다만 북측은 기조발제에서 4차 회담 때 회담의 장애라고 밝혔던 대북 전력지원 문제를 이번에도 거론했다. 또 비전향 장기수의 추가 북송문제도 끄집어냈다.

그러나 회담 관계자들은 북측이 기조발언에서 남측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통일방안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의 문제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북한으로서는 겨울철을 앞두고 전력문제가 시급한 만큼 이번 회담에서 남측의 지원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는 속사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번처럼 전력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회담을 진행할 수 없다는 식의 강경한 입장은 아니라는 게 한 회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남측은 전력지원 문제에 대해 북측 현지사정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뒤 지원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북측도 남한의 여론 등을 알고 있는 만큼 강경일변도의 입장만을 내세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앞으로 수석대표 접촉 등에서 전력지원 문제 등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세울 경우 회담이 막판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양측 기조발언을 비교한 결과 남북 공통 의제가 다섯 가지쯤 되며, 회의 분위기도 철저히 실무적으로 흐르고 있다며 현재까지의 속도로 보아 내일쯤은 양측간의 의견이 정리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영식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