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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일가족 7명 중국서 난민인정 요구

Posted June. 26, 2001 19:54,   

99년 1월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머물던 김봉수씨(48) 일가족 7명이 26일 베이징() 주재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사무실을 찾아 난민으로 인정해 한국으로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21일 랴오닝()성 다롄()을 출발해 22일 밤과 23일 밤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26일 오전 10시경 3명, 4명 등 2개조로 나뉘어 타위안()외교아파트 오피스텔 2층 소재 UNHCR 사무실로 아무런 제재 없이 들어갔다는 것.

UNHCR 사무실은 이들을 맞은 뒤 외부와 접촉을 끊고 있으며 중국 정부측에는 이 사실을 곧바로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UNHCR 사무실을 찾아 난민신청을 한 7명은 김씨와 김씨 부인 정명숙씨(43), 딸 은희양(17) 아들 혁철군(15), 장인 정태준씨(67) 장모 김춘옥씨(66) 처조카 장길수군(16) 등이다. 특히 길수군 가족 이야기는 작년 5월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를 비롯해 여러 나라 언론에 소개됐으며 탈북 과정과 북한 실상 등을 알리는 길수군의 그림은 영국 채널4 TV에 소개되기도 했다.

당초 탈북한 김씨 일가족은 모두 17명으로 이 중 5명은 올 3월 북한당국에 체포돼 강제 송환됐으며 그 중 1명이 재탈북에 성공해 13명의 가족이 함께 지내오다 3명은 몽골로 떠나고 나머지 10명이 국제여론에 호소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3명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 일가는 그동안 일본의 탈북자지원 민간단체 렌크(RENK) 등과도 사전에 연락을 취했다. 또 길수군을 지원하는 한국단체인 길수가족구명운동본부측이 그동안 이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9월에는 이 본부에서 UNHCR를 방문해 길수군 가족에게 난민지위를 인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됐다.

그동안 일부 탈북자들이 자신의 입장을 호소하기 위해 베이징 주재 UNHCR 사무실을 수차례 찾았으나 중국 정부는 이들을 불법 월경자로 인정할 뿐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한편 정부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탈북자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망명지(정착지)가 결정돼야 한다며 정부의 이런 입장을 중국측과 UNHCR측에 전달할 것이며 탈북자들이 남한 망명을 희망한다면 그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환 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