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상원 100석을 절반씩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임스 제퍼즈 의원이 공화당을 탈당키로 해 양당간 균형이 깨지게 됐다.
제퍼즈 의원은 당초 23일 오후 워싱턴에서 탈당 의사를 표명하려던 계획을 바꿔 24일 지역구인 버몬트주에서 발표하기로 했다.
그는 측근들에게 탈당한 뒤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지 않은 채 무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조직적 표결이 필요할 경우 민주당과 행동을 같이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제퍼즈 의원은 그동안 교육 환경 낙태 등의 이슈와 관련해 민주당 쪽에 동조해 왔다.
이에 따라 상원 의석은 공화 49, 민주 50, 무소속 1로 재편돼 집권당인 공화당이 소수당으로 밀리는 여소야대 현상이 빚어지게 됐다. 상원에서 의원의 당적 변경으로 다수당이 지위를 상실하는 것은 미 의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상원은 다수당이 20개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독점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공화당 소속 상임위원장들도 모두 민주당 의원으로 대체된다.
외교위원회의 경우 보수성향이 강한 제시 헬름스 위원장이 진보적인 성향의 민주당 조지프 바이든 의원으로 교체되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도 적지않은 여파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언론은 23일 이 같은 상황을 정치적 지진에 비유하며 앞으로 부시 행정부가 법안 처리, 공직자 인준, 연방법원(대법원 포함)판사 임명 등에서 상당한 어려움에 부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제퍼즈 의원은 이에 앞서 자신에게 공화당에 잔류할 것을 종용한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에게 갈수록 보수화되는 공화당에 몸담고 있는 것이 불편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화 민주 양당은 다수당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중도 성향의 상대당 의원들에게 치열한 입당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23일 보도했다. 80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당적을 바꾼 의원은 모두 15명으로 이중 14명은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1명은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화당은 젤 밀러(조지아), 존 브로(루이지애나), 매리 랜드류(루이지애나), 벤 넬슨(네브래스카) 등 4명의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집중적인 입당 설득 작업을 펴고 있다.
이들 민주당 의원중 공화당 입당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은 부시 행정부의 감세안과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 인준 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진 밀러 의원. 그는 제퍼즈 의원 탈당 이전부터 공화당 이적 가능성이 제기돼 왔으나 23일 민주당 중진의원들의 설득으로 일단 당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민주당은 존 매케인(애리조나), 링컨 채피(로드아일랜드) 의원 등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입당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