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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왜 거시지표 수정 서두나

Posted April. 09, 2001 13:03,   

경제기상도에 먹구름이 끼자 정부가 '우산'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7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경제지표 목표치 수정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6월중 새로 마련키로 한 것은 그 첫걸음으로 풀이된다. 김대중()대통령도 "최근 세계경제 여건이 유리하지만은 않으며 국민도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긴장감이 풀린 점도 있다"며 '달라진 경제환경'을 강조했다.

미일() 경기둔화 및 엔화가치 약세 등으로 최근 세계경제 전반에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 4%대에서 3%대로, 세계교역량 증가율은 78%에서 6%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경제도 일부 기업경기 실사지수(BSI) 등은 좋아졌지만 실물부문에서는 수출감소, 물가 및 실업률 상승 등이 골칫거리이고 금융부문에서는 주가 및 원화가치 하락(원화환율은 상승) 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가 당초 세웠던 '56%대의 경제성장률', '3%대의 물가상승과 실업률 목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일 경제가 빨리 살아나지 않는 한 이런 목표치를 손질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연간 경제성장률의 경우 4%대로 낮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 골드만삭스 등 일부 해외 금융기관들은 3%대로까지 전망하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를 3%대에서 묶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엔화약세에 따른 원화약세와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등을 감안하면 5% 안팎까지 갈 가능성도 많다. 물가관리를 위해서는 원화약세를 막아야 하지만 수출 등을 감안하면 환율을 무작정 묶기도 어렵다. 실업도 이미 비상이 걸렸다. 실업자수는 2월에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실업률도 5%대로 올라섰다. 앞으로 이보다는 다소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실업률은 4%대 중반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는 상반기중에는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버티며 구조조정이 잘 이뤄지는지를 살필 방침이다. 즉 정크본드시장 육성과 부동산구조조정회사 설립 등을 마무리한다. 또 외환시장 안정을 유도하고 연기금의 증시투입 확대 및 장기주식보유자에 대한 세제지원 등을 통해 증시수요기반을 넓힌다. 그러나 미일 경제침체가 길어지고 국내 악영향이 커질 경우 경기부양에 나설지 여부를 따지게 된다. 성장이 지나치게 움츠러들면 하반기에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지출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장관들의 보고와 김대통령의 지시 외에 참석자간 분야별 토론이 눈길을 끌었다. 이한동()국무총리는 "중국은 미일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이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고 물었고 이에 대해 진념 부총리는 "중국은 수출산업구조가 한국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순활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