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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은행 추가파산 공포… 이틀새 607조원 증발

美은행 추가파산 공포… 이틀새 607조원 증발

Posted March. 15, 2023 07:43,   

Updated March. 15, 202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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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예금 전액 보장을 외치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폭풍 차단에 나섰지만 지역 중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추가 파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중소형 은행 주가가 60% 이상 폭락하는 등 13, 14일 이틀 동안 글로벌 금융주 시가총액이 607조 원 증발했다. 미국발(發) 금융리스크 우려로 코스피는 2.56% 급락했다.

13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증시 개장 직전에 생방송 연설을 통해 “우리의 은행 시스템은 안전하다”고 강조했지만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날 미 샌프란시스코 기반 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과 애리조나 지역 웨스턴얼라이언스의 주가는 각각 61.8%, 47.06% 폭락했다. 개장 직후부터 지방 중소형 은행주의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오전에 은행주 12곳의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담보물만 있다면 1년간 사실상 무제한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3일 동안 역사적인 미 은행 두 곳이 문을 닫은 충격이 가시질 않은 것이다.

14일 개장한 아시아 증시로도 금융사를 둘러싼 위기감이 번졌다. 특히 코스피는 전날보다 2.56% 떨어진 2,348.97에 거래를 마치며 아시아 증시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지난해 9월 2일(―3.02%) 이후 최대다. 투자 심리가 위축된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약 6400억 원어치 주식을 던졌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91% 폭락한 758.05에 마감했다. 13, 14일 이틀간 글로벌 금융주의 주가 손실은 4650억 달러(약 607조 원)로 급증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SVB 사태로 안전자산으로 여겼던 채권의 잠재적 위험성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리 인상기 국채 등 채권 가격 급락으로 실현되지 않은 장부상 손실은 6200억 달러(약 810조 원)에 이른다.

1년여 지속된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부담 누적으로 미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 증권 등은 “금리 인하” 전망까지 내놨다. SVB 파장 확산 여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인플레이션 추이 등 복잡한 함수로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됐다.


김현수 kimhs@donga.com · 박민우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