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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중국 항공모함

Posted April. 08, 201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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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어제 다롄()항에서 건조 중인 중국 최초 항공모함의 사진 20장을 공개했다. 중국이 곧 항공모함을 갖게 된다는 외신 보도에 줄곧 침묵하던 중국이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중국은 구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가 미완성 상태로 보유하던 항공모함 바랴그를 해상 호텔로 개조해 쓰겠다며 1998년 2000만 달러에 구입했다. 그러나 중국은 용도를 슬그머니 항공모함으로 바꿔 진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6011억 위안(약 917억 달러)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지난해 보다 12.7%나 늘었다. 항모 보유는 경제적으로 미국에 이어 G2의 반열에 오른 중국이 군사력에서도 2위의 지위를 굳히려는 의도를 엿보게 한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의 항모가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서해로 진입하려고 했을 때 막무가내로 막아섰다. 중국이 항모에 대해 남이 하면 불륜, 자기가 하면 로맨스 식의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을만하다.

배의 심장은 엔진이다. 중국이 항모 완성에 13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 첫째 이유는 엔진 때문이다. 엔진이 없는 상태로 배를 구입한 중국은 군함 엔진 제작기술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최초 항모의 최고 속도가 20노트 정도일 것으로 추정한다. 20노트는 컨테이너선의 최고 속도이기 때문에 항모에 상선용 엔진을 올렸다고 본다. 일일이 따지면 부담이 많은데도 중국이 항모 건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이다. 리비아 사태에서 보듯 중국은 장차 여차하면 항모를 끌고 가 공격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

중국은 최초의 항모를 시랑()으로 명명할 예정이다. 명나라 말 수군 제독인 정성공()의 아버지 밑에서 근무하던 시랑은 정성공이 자신의 일족을 죽이자 청으로 도망가 제독이 됐다. 시랑은 1683년 대만에 상륙해 저항하던 정성공 세력을 굴복시키고 대만을 청의 영토로 편입했다. 한족()인 시랑은 만주족이 세운 청 왕조에 붙어 큰 공을 세웠다. 시랑은 구소련에서 우크라이나, 다시 중국으로 국적이 바뀐 배의 이름으로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부침()을 생각케 하는 이름이다. 중국의 항모 보유는 우리의 안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군과 정부는 분석하고 있을까.

이 정 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