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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교사-여중생 머리채 싸움

Posted November. 13, 20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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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무서워요.

지난달 26일 경기 성남시 D중학교에 경찰관들이 출동했다. 한 학생이 난동을 부린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이 학교 3학년 남학생이 복도의 대형 액자를 깨뜨리는 등 난폭한 행동과 욕설을 계속하자 말리다 못한 교사들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 학교 관계자는 경찰을 부른 것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체벌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에는 조례 공포 이후 생활지도가 너무 힘들다는 교사들의 전화가 하루 10건 안팎씩 걸려온다. 훈계를 위해 꿀밤을 때리려고 하자 체벌금지인데 왜 때리냐며 대드는 학생 때문에 가슴이 철렁했다는 교사,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돼 체벌을 받던 학생이 신고하겠다며 되레 으름장을 놓아 당황했다는 교사도 있다. 경기교총 관계자는 상당수 교사가 외부에 알리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실제 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의 몸과 마음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다. 성남시 E중학교 K모 교사는 반성문도 안 되고 체벌은 더더욱 안 되는 상황에서 학생지도 방법이 거의 없다며 학생들이 대들 경우 입게 될 마음의 상처 때문에 학생이 무섭다는 교사들도 있다고 전했다. 36년째 교단에 선 한 중학교 교장은 아무런 대안 없이 갑자기 체벌을 금지하면서 대다수 교사의 진정성 있는 훈육까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현장 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당초 12월 말로 예정된 체벌대체 프로그램의 결정 및 보급을 앞당기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교사들이 가장 시급하게 원하는 것이 체벌금지 대안이라며 이르면 다음주 중이라도 결정된 대안부터 곧바로 현장에 보급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이형주 이성호 peneye09@donga.com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