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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희망 심어준 '민주-인권 투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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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이 걸어온 길(1925~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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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죽을 고비와 6년 감옥생활, 그리고 10년 망명생활과 연금생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과거 민주화투쟁시절 겪어 왔던 자신의 고난에 찬 인생행로를 늘 이렇게 묘사하곤 했다.
그의 표현대로 그의 일생은 민주주의와 인권,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위한 투쟁사 라고 할 수 있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둘째아들로 태어난 김대통령은 목포상고를 졸업한 뒤 사업을 하다
50년대 말 정치인의 길로 접어 든다. 그가 잘 나가는 해운회사 사장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은
당시 이승만(李承晩)정권의 독재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63년 6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돼 젊고 주목받는 야당정치인으로 성장한 김대통령은 70년 신민당 전당대회에서
40대 기수론 을 들고 나온 김영삼(金泳三) 이철승(李哲承)씨와 겨뤄 대통령후보에 당선된다.
당시는 박정희(朴正熙)정권이 3선개헌(69년)을 통해 장기집권의 길을 다진 뒤 72년 종신대통령을 겨냥한 유신체제로
돌입하기 직전이었다.
감옥생활 6년... 망명-연금 10년...
71년 대통령선거에서 김대통령은 46%의 지지를 얻었다. 당시 그의 선전(善戰)은 역설적으로 박정희정권이 그에 대한
본격적인 탄압에 나서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73년 8월에는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 전신) 요원들에 의해 일본 도쿄(東京) 한복판에서 김대통령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유신의 서슬이 퍼랬던 76년 그는 3·1 민주구국선언사건 으로 구속돼 5년형을 선고받고 78년 석방된다.
80년 신군부 회유 단호히 거부
79년 박대통령이 암살된 뒤 80년 5·17 쿠데타 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는 다시 김대통령을 내란음모사건으로 엮어
사형선고를 받게 한다.
82년 석방돼 미국 망명길에 오른 그는 85년 조국의 민주화 투쟁을 위해 목숨을 건 귀국 을 감행했으나
바로 가택에 연금된다.
김대통령의 고난의 세월은 87년 6월 민주화항쟁 의 승리를 통해 일단 종지부를 찍는다. 그 때까지 그는 가장 극심한 탄압을
받았으면서도 결코 권력과 타협하지 않은 정치인으로 꼽혔다.
80년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김대통령은 대통령만 빼고 뭐든 시켜주겠다는 신군부 인사들의 회유를 단호히 거부했다.
조국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지칠줄 모르는 그의 열정은 그 때 이미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는다.
하지만 만년 노벨상후보 라는 딱지를 떼게 한 결정적인 공적은 마지막 냉전지대인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시대를 연 것이었다.
97년 헌정사상 최초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고 대통령에 취임한 김대통령은 자신이 주창한 대북 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함으로써 금강산관광을 실현했다.
올해 6월15일엔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킴으로써 남북간 대결 에서 화해 로, 상쟁(相爭)에서 상생(相生)으로의
대전환을 성사시켰다.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40여년에 걸친 민주주의에 대한 불굴의 헌신과 대통령 취임 이후 한반도 냉전해체 작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당연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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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이 걸어온 길(1925~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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