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엉덩이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11일 만에 등판한 류현진은 1회말 찰리 블랙먼을 삼진으로 잡고 산뜻한 출발을 보였지만 2번 타자 디제이 르메이휴를 볼넷으로 내보면서 일이 꼬였다. 이어 지난달 19일 맞대결에서 홈런 2방을 맞았던 놀런 아레나도에게 안타, 이언 데즈먼드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2점을 먼저 내줬다. 2회에도 아레나도와 마크 레이놀즈에게 연속 2루타를 맞는 등 5점을 내줬다. 4회에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보크로 점수를 내준 것을 비롯해 제구력 난조로 3점을 더 내줬다.
여전히 구속을 끌어올리지 못해 직구의 위력이 없었고 제구력을 상실해 변화구와 체인지업도 힘을 잃었다. 이날 직구는 시속 90마일(145km) 언저리에 그쳤다. 공 배합도 공격적이지 못했다. 해발 1600m의 고지대에 위치해 공기 저항이 적은 쿠어스필드는 타구의 비거리가 길고 홈런이 유난히 많이 나와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이런 쿠어스필드의 특징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치지 못했다.
‘천적’ 아레나도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졌다. 아레나도는 올 시즌 류현진에게 7타수 6안타(홈런 2개)를 기록 중이다. 손혁 MBC스포츠플러스 야구해설위원은 “아레나도에게 몸쪽 무릎 코스로 과감한 승부를 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