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흔들리는 중경제, 리커창에 맡겨도 되나

Posted October. 23, 2012 02:58   

中文

중국이 상대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후임 총리로 확실시되는 리커창(사진) 부총리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제발전이 조기에 지체되는 중진국 함정을 탈피하려면 과감한 개혁이 필요한 만큼 경제사령탑을 맡을 리 부총리가 이를 단행할 수 있을지가 중국 경제의 차기 10년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22일 AP통신은 세계은행(IBRD)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에 정책 변화가 없을 경우 이르면 2015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3분기(79월) 성장률은 3년 반 만의 최저치인 7.4%였다.

문제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낮은 소비수준, 수출의존형 경제구조로 국제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성장마저 벽에 부닥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 중국은 연간 신규 배출 대학생 600여만 명을 포함해 1000만 개 안팎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이런 수요를 맞춰 사회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매년 8% 이상 성장해야 한다는 게 학계의 시각이다.

해법은 경제체질을 바꿔 성장률 하락 시기를 늦추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 이를 위해 우선 독점적 국영기업을 개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리 부총리의 행보를 보면 그가 국영기업에 매스를 들이대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단적으로 허난() 성 서기로 재직(19982004년)하던 2000년에 나이트클럽 화재로 309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했고 수혈로 인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감염사고가 국제 이슈가 됐지만 그는 근본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그 대신 부하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 뒤 중앙 진출을 위한 정치적 활로 모색에 치중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미국 시카고대 달리 양 교수는 리 부총리는 당시 공격적으로 사건을 처리한 게 아니라 그냥 덮었다고 말했다. 리 부총리가 개혁가가 아닌 내부 정치가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국영기업의 수장()은 공산당이 지명하며 이들은 최고지도부의 정치행보에 직접 영향을 미치거나 돈줄이 되는 등 수많은 이해관계에 얽혀 있다. 프랑스 금융그룹 소시에테제네랄의 이코노미스트 웨이야오 씨는 경제개혁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중국 성장률이 5%포인트가량 차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22일 사설에서 현재 중국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개혁 개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현재 중국의 문제는 발전 중에 생기는 문제이자 국가가 나아가면서 생기는 문제로 개혁 개방의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기정 koh@donga.com